헌재 '8인 체제' 가동…"헌법에 따라 신속하게 헤쳐 나갈 것"

 
정계선‧조한창 신임 헌법재판관이 2일 오전 정식으로 취임했다. 헌법재판소는 2일 오전 10시 두 재판관 취임식을 열었다.

조한창 재판관은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현 대한민국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와 헌법적 가치에 따를 책임감‧사명감으로 마음이 무겁고 두렵다”며 “시대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로,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의 사법화로 어려운 일 늘어나" 

조한창(앞줄 왼쪽), 정계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 및 시무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한창(앞줄 왼쪽), 정계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 및 시무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 재판관은 “헌법재판소는 1988년 설립 이래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 기관”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는 ‘권력의 자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법치주의’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다양한 가치관 충돌과 갈등이 나타나고, 기본권 침해 역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헌재에도 정치적 영역에서 해결돼야 할 다수의 문제가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기관들의 합의로 해결되지 못한 채 사건화된 ‘정치의 사법화’ 현상 등으로 어려운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보장,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수호 및 법치주의를 통한 기본권 보장 실현을 항상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재판관은 취임사 말미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초대 헌법재판관 알비 삭스의 책 중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우리는 우리 자신의 판결에 책임을 져야 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 문구를 마음에 깊이 새기며 제 각오를 다시 한번 더 굳게 다지겠다”고 밝혔다.

"헌법과 법률에 기대 신속하게 헤쳐 나갈 것" 

정계선 재판관은 “저는 오늘 우여곡절 끝에 헌법재판관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취임 전 혼란상을 짧게 언급했다.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 있다” “연이은 초유의 사태‧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법률에 기대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며 헌재에 유례없이 많은 사건이 쏟아진 현상도 언급했다.


정 재판관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받치는 지혜의 한 기둥, 국민의 신뢰를 받는 든든한 헌법재판소의 한 구성원,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잘 보고 골고루 듣고 중지를 모아 헌법이 가리키는 방향을 제시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슬픈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여 따라가겠다”고도 말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대통령 권한대행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두 재판관 임명안을 결재하며 두 재판관은 올해 1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고, 2030년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