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실장은 2023년 10월 국방부 장관 취임했다. 이후 한 달 뒤 이번 계엄의 중요임무 종사자로 지목된 곽종근(구속)·이진우(구속기소)·여인형(구속기소)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해 각각 특수전사령관·수도방위사령관·방첩사령관에 임명됐다. 검찰은 신 실장에게 주요 계엄 피의자들의 요직 배치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신 실장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검찰은 신 실장에게 윤 대통령이 언제부터 ‘계엄’ ‘비상대권’ 등을 언급했는지, 김 전 장관과 계엄의 필요성을 두고 설전을 벌인 이유는 무엇인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2023년 12월 한남동 관저, 지난해 3월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신원식 당시 장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모인 만찬 자리에서 계엄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윤 대통령은 12월 회동에서 “지금 시국에선 비상조치 말고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말을 꺼냈고,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요즘 군인들은 과거와 다르다” “그런 생각하시면 안 된다”고 만류했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여권발 악재가 많았던 지난해 3월 회동에서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주장했고, 만찬이 끝난 뒤 국방부 장관 공관으로 자리를 옮겨 논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계엄에 찬성한 김용현 당시 처장과 계엄에 반대한 신원식 당시 장관이 크게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김용현 당시 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지명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일 열린 김 전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계엄 준비설’이 나왔다. 당시 김 전 장관은 즉시 “거짓 선동”이라고 부인했다. 사흘 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신원식 당시 장관은 “계엄 준비설은 국군 모독”이라며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에 장병들이 마음의 상처로 느낀다”고 언급했다.
신 실장은 지난달 4일 새벽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직후 윤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을 방문했을 때도 잠시 합참을 찾았다. 다만 윤 대통령이 주재한 관련 회의 등에는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안보실장은 계엄 해제를 위해 대통령을 모시러 가기 위해 합참에 수 분 머물렀을 뿐”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국무회의 배석과 합참 방문 등에 관한 신 실장의 입장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신 실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가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데 반발해 지난 1일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사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