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美법원서 무죄 주장…자금세탁 혐의 추가

지난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경찰청에서 조사받은 뒤 무장 경찰대에 이끌려 경찰청 밖으로 나오는 권도형씨. AFP=연합뉴스

지난 3월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경찰청에서 조사받은 뒤 무장 경찰대에 이끌려 경찰청 밖으로 나오는 권도형씨. AFP=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이자 최근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테라폼랩스 창업자 권도형(33)씨가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권씨 측 변호인단은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상품, 증권 및 전신 사기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권씨는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 외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권씨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테라폼랩스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도록 전 세계 투자자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는 "권씨가 구축한 금융 세계는 테라폼 사업에 대해 투자자, 사용자, 비즈니스 파트너, 정부 규제 기관을 오도하는 데 사용된 거짓말과 조작 및 기만적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됐다"고 적시됐다.


또 "테라폼 핵심 제품은 권씨가 홍보한 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제대로 작동하는 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인 것처럼 조작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은 기존 8개 혐의에 더해 이날 권씨에게 자금 세탁 혐의를 추가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범죄로 파생된 재산으로 1만 달러 넘는 유선 및 암호화폐를 송금한 혐의다.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 약 1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다음해 3월23일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됐다.

권씨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복역했다. 한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에 권씨에 대한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
권씨는 지난달 31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미국 사법 당국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