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죽어도 안 빠진다고? 의사가 추천한 '퐁당 단식법' [건강한 가족]

새해 건강관리 전략


칼로리 제한, 지방세포 크기 줄이고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해 몸매 관리
금연은 약물치료·행동교정 상담을

2025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보다 더 값진 한 해를 보내기 위해 마음가짐을 새로 다잡는 시기다. 그간 소홀했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목표도 많이 세울 때다. 나도 모르는 사이 부쩍 늘어난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되돌리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에 나서며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한다. 많은 이가 해마다 목표로 삼지만 그만큼 실현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적절한 전략을 세우고 올바른 실천법을 익혀 올해는 뱃살·운동 부족·담배와의 이별에 꼭 성공하자.


뱃살 감량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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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뱃살이다. 외형적으로 두드러지는 부위여서 티 나게 살을 빼기가 어렵다. 대개 활동량이 부족할 때 잘 발생하며 주로 내장 지방량이 증가하면서 복부 비만으로 이어진다. 뱃살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여러 가지를 실천하는데, 정작 뱃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몸 전체적으로 체중 감량이 안 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땐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서영균 교수는 “뱃살을 빼고 싶어서 생활습관 변화를 실천하고자 할 땐 체중 자체가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며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형태로 체성분을 바꾸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뱃살 감량법은 격일 단식이다. 하루는 평소처럼 먹고, 다음 날은 굶거나 점심 한 끼만 섭취하는 형태를 반복하는 방법이다. 지속적인 칼로리 제한 식이와 비슷한 정도의 열량 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데다 하루는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순응도가 높은 편이다. 서 교수는 “굶거나 점심 한 끼 먹는 날 극도의 칼로리 제한이 이뤄지면 지방세포 크기가 감소하고 지방 조직의 재분포가 일어날 수 있다”며 “격일 단식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체중과 체질량지수, 체지방, 콜레스테롤 수치가 개선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때 핵심은 근육량이다. 하루 중 단백질 섭취 비율을 최소 15% 이상으로 맞춰 적정한 근육량을 유지해야 한다. 반대로 야식·간식·폭식은 자제하고 특히 탄수화물 과다 섭취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 몸에 필요한 양 이상으로 탄수화물을 먹으면 잉여 탄수화물이 에너지 효율이 좋은 중성지방 형태로 쌓여 질이 가장 나쁜 내장지방형 뱃살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유산소 운동이 체지방을 태우는 데 좋다고 무작정 뛰기만 하는 것은 오판이다. 유산소 운동이 당장의 칼로리를 소모하는 역할을 한다면, 근력 운동은 칼로리 소모량을 늘리는 능력치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일대일 비율로 하는 게 이상적이다. 근력 운동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우선 본인의 몸을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서킷·타바타·인터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맨몸으로 짧고 굵게 하는 운동법이다. 전체 소요 시간이 짧아서 효율적인 운동이 가능한 데 반해 에너지 대사율은 높다.


운동 부족 탈피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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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란셋 글로벌 헬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운동 부족 인구 비율은 2010년 26.4%에서 2022년 31.3%로 증가했다. 주당 150분의 중강도 또는 75분의 고강도 운동에 미치지 못한 경우다. 이 중 한국은 58.1%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2030년엔 69.3%가 운동 부족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의 생활화에 더해, 교통수단의 편리성 등으로 현대사회에 좌식 습관이 뿌리내리고 있어서다.

운동 부족의 악습에서 벗어나려면 일상에서 신체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일부터 실천하면 좋다. 따로 시간을 내고 돈을 들여 운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평소 생활에서 많이 걷고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규칙적인 운동만큼 가치 있다. 이땐 일상 속의 작은 변화가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에 옮기려는 마음가짐을 갖는다.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나가는 게 첫걸음이다. 먼저 자신이 하루 중 얼마나 앉아서 일하거나 생활하는지 시간대별로 기록해 확인한다. 그런 다음 직업적인 이유로 앉아서 일하는 시간 외에 가급적 많이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서 교수는 “예전엔 하루 30분 이상 혹은 한 번 할 때 10분 이상과 같은 신체 활동 시간을 강조했으나, 최근엔 시간이 날 때 잠깐씩 나눠서 몸을 움직이더라도 건강상 이득이 있는 것으로 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화 받을 때 앉기보다 서 있기 ▶리모컨 사용 자제하기점심시간에 산책하기 ▶버스·지하철 이용 시 몇 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가기 ▶주차장 입구와 먼 곳에 차 세우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오르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활동적인 여가 생활을 하거나 계절별로 취미 활동을 정하는 것도 격려할 만한 행동이다. 무엇보다 꾸준히 동기를 유발하고 재미 요소를 찾음으로써 어렵게 늘린 일상생활의 활동량이 줄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담배 끊기

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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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마약 같은 강력한 중독성에 오랜 기간에 걸쳐 학습된 행동이 합쳐진 결과물이라 끊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요즘엔 전자담배 사용자가 늘었다. 역한 냄새가 덜하고 연기를 피우지 않아 일반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단 생각에 금연 다짐 자체가 줄어든 분위기다. 오히려 금연하는 과정에서 전자담배의 도움을 받는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준혁 교수는 “최악보다 조금 낫다는 정도지 니코틴 중독 측면에서 해로운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금연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기보다 여러 담배 제품을 동시에 쓰는 다중 사용자가 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연은 의지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의지만으로 시작했다가 1년 후까지 금연할 확률은 8% 미만으로 낮다. 금연 보조 치료제, 행동 교정을 돕는 상담 같은 금연 파트너가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금연 성공률은 보통 약물을 처방받으면 3배, 상담받으면 1.8배 높아진다. 이 교수는 “의료진에게 금단 증상 완화에 도움되는 금연 약물을 처방받고 주기적으로 만나 행동 교정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3개월만 담배를 끊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뇌졸중·심근경색처럼 흡연이 건강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단번에 끊어야 한다. 다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데 흡연량이 많은 사람일 경우 한 달에 50%씩 줄이는 점진적인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약물은 금연을 돕는 보조 도구다. 평생 먹을 수 없으므로 결국엔 자립할 수 있도록 스스로 금연 환경과 습관을 만들어 놓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금연 성공은 담배 욕구를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달렸다. 담배 생각이 절실해질 땐 안절부절못하고 짜증이 나며 불안하거나 초조해지기 쉽다. 이 교수는 “이런 증상이 영원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10분 정도만 잘 넘기면 괜찮아진다. 이 시간 동안 재밌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등 담배 욕구를 대체할 수 있는 나만의 보상책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연 실패 후엔 낙담하기보다 우선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하기 위해서나 가족이 걱정해서, 흡연 공간이 줄었다거나 집 안이 더러워져서와 같은 금연의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함으로써 새로이 동기부여를 하고 전문가와 실패의 원인을 찾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미리 마련한 뒤 다시 금연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