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 화장비, 여기선 15만원…서울시 반려동물 추모관 조성

서울시가 경기도 연천에 조성할 예정인 반려동물 추모관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경기도 연천에 조성할 예정인 반려동물 추모관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반려동물 장례 시설을 갖춘 테마파크와 추모관 조성에 나섰다.

반려동물 추모관 조성하는 서울시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561억원을 들여 2027년까지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일대에 반려동물 테마파크(연면적 11만4995㎡)와 반려동물 추모관(3만9273㎡)을 조성할 예정이다.  

반려동물 추모관에는 화장로 3~4기와 봉안당, 추모 시설 등이 들어선다. 오는 6월께 설계에 착수하고 8월에는 추모관 설치·운영 조례를 만든다. 이어 이르면 11월 용지매입과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화장장 이용료는 서울시민과 연천군민에겐 15만원 정도로 싸게 받을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 땅값이 비싸고 주민 반발이 우려되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추모관 장소로 연천을 택했다. 연천군 군남면은 서울 도심에서 80~100㎞ 정도 떨어져 있다. 윤민 서울시 동물보호과 주무관은 “혐오시설로 분류하다 보니 수용할 수 있는 자치단체를 찾기 쉽지 않았다"라며 "연천군에서 추모관 조성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 성사됐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추모관 부지.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추모관 부지. [사진 서울시]

추모관과 함께 조성하는 반려동물 테마파크엔 카라반·글램핑·오토캠핑이 가능한 반려동물 캠핑장이 들어선다. 반려견과 함께 물놀이가 가능한 수영장과 대규모 반려견 놀이터·훈련소·미용실 등도 만든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연간 13만4000마리의 동물 사체가 서울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폐기물관리법상 동물 사체 매장은 불법이다. 동물장묘업체에 의뢰해 화장하는 방법이 있지만, 서울엔 동물 전용 화장장이 단 하나도 없다. 서울을 떠나지 못하는 반려인 처지에서는 가족처럼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으면 종량제 봉투에 넣어 쓰레기처럼 버리거나 의료폐기물처럼 소각할 수밖에 없다.

동물 장례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장례업체가 과도하게 비싼 비용을 청구하기 일쑤다. 현재 다른 동물 화장장은 소형견 기준 45~50만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유골함이나 유골로 제작하는 기념품(메모리얼 스톤) 등을 추가로 선택하면 실제 지불하는 비용은 100만원에 육박한다.  

서울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추모관 부지를 촬영한 사진.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추모관 부지를 촬영한 사진. [사진 서울시]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묘 관련 불만의 44.4%가 과도한 비용을 문제로 꼽았다. 계약 불이행(33.3%), 계약 해제 관련 불만(16.7%), 무등록 동물장묘업체(5.6%) 순으로 소비자 불만이 발생했다.  

반려시민 84% “추모관 이용할 것”
이런 상황에서 반려인들은 서울시가 조성하는 반려동물 추모관을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시가 지난해 6월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반려동물 추모관 조성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3.4%는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또 84.2%는 반려동물 추모관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