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 당일 워싱턴 백악관의 집무실에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개장 1시간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는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2507.95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소폭 회복했다. 달러당 원화값 역시 비슷한 양상이었다. 장 초반 1437.00원으로 14.70원 올랐지만(환율은 하락), 트럼프의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지면서 1443.9원까지 떨어졌고, 다시 상승 반전하면서 오후 3시 30분 기준 1439.5원으로 마감했다. 주간 종가 기준 12월 18일(1435.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종목별로는 트럼프 수혜주와 피해주가 극명하게 양상이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을 종료하고 전기차 보조금을 철폐하겠다고 밝히면서 2차 전지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4.32%), POSCO홀딩스(-4.80%), 포스코퓨처엠(-9.88%) 등이 약세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주인 한화솔루션(-6.30%), HD현대에너지솔루션(-3.90%) 등도 떨어졌다.
반면 수혜주인 조선·방산주는 올랐다. 미국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이 증가하면 LNG·LPG 운반선 수출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이날 한화오션(5.60%), HD현대중공업(6.00%), HD한국조선해양(1.84%) 등이 상승세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8%), LIG넥스원(3.93%), 현대로템(3.21%) 등 방산주도 마찬가지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위원은 “당선 초기처럼 당분간은 트럼프의 발언에 따라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증시에 무조건 악영향을 주는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관세 부과 역시 ‘대외 협상용’이라는 시각도 있는 데다 공약한 ‘제조업 부흥’은 달러화 약세(원화 강세)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