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문 엽니다"…광주 첫 반려동물 장례시설 가보니

광주광역시에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에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의 모습. 황희규 기자

“명절 때 반려동물이 갑작스럽게 떠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없어 ‘원정장례’를 치렀던 광주광역시에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28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이 지난 3일 동물 장묘업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인허가 기관인 광산구는 하늘정원이 설치한 동물 화장장과 납골당, 동물 장례식장 등 3개 시설의 적법성을 검토해 영업 허가를 내렸다. 화장시설을 시험 가동해 대기오염 물질을 측정한 결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광주시 광산구 양동에 위치한 장례시설은 198.44㎡ 부지에 장례·봉안시설과 화장장이 들어섰다. 반려인들이 장례 절차를 참관할 수 있는 공간과 유골로 제작하는 기념품(메모리얼 스톤) 제작 시설 등이 마련됐다. 하늘정원 진진영(53) 대표는 “반려인들이 언제라도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연중무휴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원정장례 부담 덜어”

광주광역시에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에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의 모습. 황희규 기자

그동안 광주지역 반려인들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전남이나 다른 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전남 지역에는 여수와 목포, 순천, 함평 등 4곳의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하거나 의료 폐기물과 함께 소각해야 한다. 또 정부에서 허가받은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가 환경법상 정한 세 가지 기준 외 사망한 동물을 함부로 매장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대부분이 자신의 집 화단이나 선산 등에 매장하기 일쑤다.

애완견 두 마리를 기르고 있는 김경희(31·광주광역시)씨는 “15년을 함께한 푸들이 지난해에 죽어서 어떻게 할지 검색해보다가 쓰레기봉투에 처리해야 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며 “결국 원정장례를 선택했지만, 죽은 강아지를 안고 타지역까지 가는 내내 마음이 안 좋았다”고 했다.

로드킬 야생동물도 장례 

광주광역시에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 내 화장 시설의 모습. 황희규 기자

광주광역시에 최초로 반려동물 장례시설이 문을 열었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하늘정원 내 화장 시설의 모습. 황희규 기자

하늘정원은 장례시설을 운영하며 공공사업도 병행한다고 한다. 로드킬(동물 찻길사고)을 당한 야생동물은 최소 비용만 받고 동물 사체를 수거하고 화장 등 장례를 치를 방침이다. 진 대표는 “어느 날 로드킬을 발견하고 신고했는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 정서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드킬을 당한 사체를 처리하는 공무원과 종량제 봉투에서 사체를 꺼내 처리하는 수거 업체 직원들의 트라우마도 상당하다고 들었다”며 “로드킬 사체를 직접 수거해 화장장에서 처리하거나, 비용이 부담돼 장례를 주저하는 취약계층 지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