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지난 6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 '추억의 가요'가 울려 퍼졌다. 170여명의 졸업생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으로 함께 부른 노래는 1991년 그룹 ‘015B(공일오비)’가 발표한 노래 ‘이젠 안녕’이었다. 눈물을 터뜨린 졸업생들도, 이들을 바라보던 선생님과 학부모도 옛 노래로 석별의 정을 나눴다.
최근 졸업식 등 학교 행사에서 ‘20세기 히트송’이 불리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에게 무해한 가사로, 학부모의 항의를 피할 수 있는 노래들로 선정하다 보니 옛 노래를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표 이별 노래’로 자리 잡은 이젠 안녕은 유치원에서 대학교 졸업식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꾸준히 쓰이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처음 부임하던 2010년 전후부터 학생들이 졸업식에서 부르던 노래였다”며 “전학 가는 학생이 있을 때 칠판에 가사를 띄우기만 해도 학생들이 멜로디를 곧잘 따라 부르더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거위의꿈’(1997년), ‘나는 나비’(2006년) 등도 졸업식 배경음악이나 행사 공연 곡 등으로 자주 불리고 있다.
운동회 같은 행사에서도 옛 노래가 인기다. ‘붉은 노을(1988년)’, ‘그대에게(1991년)’, ‘질풍가도(2006년)’처럼 빠른 템포에 흥겨운 노래들이 대표적이다. 운동회 등 학생 이벤트 대행업체 이음스포츠 김재훈 대표는 “학생 행사에서 트는 옛 노래들은 최근 들어 숏폼에서 유행했거나 아이돌이 리메이크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노래는 브이로그 등 영상물에서도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이면서 학생들이 가사까지 외우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신나는 노래를 틀 때도 가사의 교육적인 면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교사들의 의견이다. 지난해엔 서울의 한 유치원 운동회에서 이른바 ‘코카인송’을 틀었다가 논란이 돼 유치원 측이 사과하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노래는 마약의 한 종류인 ‘코카인’을 반복적으로 읊는 가사가 특징적이다. 서울의 또 다른 초등 교사는 “간혹 행사 음악으로도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가사 내용을 신경 쓴다”며 “옛 노래가 아닌 대표적인 ‘떼창송’도 이무진의 신호등, 안예은의 문어의꿈처럼 건전한 가사의 노래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