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최근 야권과 일부 언론이 마치 대통령 탄핵이 확정이나 된 것처럼 조기 대선 분위기를 조장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 재판을 지연하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리면서 사법 당국과 헌법재판소를 압박해 대통령 탄핵을 서두르면 거센 국민적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조기 대선을 전제로 하는 후보 선호도 조사는 잘못된 행태인 만큼 즉각 중단하는 것이 옳다”며 “우리 당도 이런 잘못된 분위기에 부화뇌동해선 안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1/31/1677c7d2-9911-4673-ac1c-6a0db403624c.jpg)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쩍 탄핵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야권에서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건 사법부에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관련 피선거권 유지 판결을 내리라는 암묵적 협박이자, 헌법재판소에 윤 대통령을 무조건 탄핵시키라는 무언의 메시지 전달”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은 확정되지 않은 미래의 허황된 꿈을 좇는 것”이라며 “김칫국이 남아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내부 기류는 좀 다르다. 특히, 당의 메시지는 설 연휴를 전후해 ‘반(反)이재명’에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를 사실상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상정한 뒤 타깃으로 삼는 모습이다. 원내지도부는 설 연휴 직후부터 ‘이재명표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고 발언의 모순점을 짚는 가칭 ‘이재명이 만드는 세상’ 시리즈를 시작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에서 “이 대표의 과거 언행을 보면 민주당이 꿈꾸는 대한민국 미래가 어떤 혼란과 위기로 가득할지 알 수 있다”며 “오늘은 그 시작으로 이 대표의 경제관과 외교관의 실체를 보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1/31/b06e296f-d6ee-4fee-a982-4d43b0c85d53.jpg)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에서 설 연휴 민심을 파악한 결과 “정책 어젠다보다 ‘반이재명’이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구속기소 되면서 대통령 심판 국면은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이젠 이재명 심판론이 대세”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중도층을 공략하는 정책보다 반이재명이 더 소구력 있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날 당 전략기획특별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도 이런 정서를 적극 활용하되, 동시에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특위는 이른 시일 내 전략 분석 보고서를 당 지도부에 보고하는 한편,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시리즈 세미나를 매주 열기로 했다.
조정훈 특위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설 연휴 민심 분석 및 그 대응을 당 지도부에 제안하는 보고서 초안을 마무리했다”며 “당의 각종 기능 개혁 방안과 2030 청년 유권자의 반사이익적 지지를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특위 관계자는 “최근 당 지지율 상승세를 놓고 단순한 여론조사 수치 이상의 추이를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