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건강 관련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질병관리청은 교육부와 공동으로 2005년부터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실시해왔어요. 매년 중1~고3 학생 약 6만 명이 참여해 식생활·신체활동·개인위생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흡연·음주·인터넷중독은 물론, 정신건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통해 건강행태 현황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4년 6~7월 실시한 제20차 조사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스트레스 인지율은 2024년 42.3%로, 22년 41.3%에서 23년 37.3%로 낮아졌던 것이 다시 높아졌죠. 1년 만에 5%p 오르며 2010년(43.8%)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여학생이 49.9%로 남학생 35.2%보다 높았고, 2023년(남 30.8%, 여 44.2%)에 비해 남녀 학생 모두 증가했어요. 이는 성인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2023 지역건강통계 보고서를 보면 19세 이상 성인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5.7%였고, 최근 10년(2014~2023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봐도 28.3%(2015년)였는데요. 청소년의 경우 최근 10년(2015~2024년)간 가장 낮은 수치가 34.2%(2020년)나 되죠.
중등도 이상(총 21점 중 10점 이상) 범불안장애 경험률도 2023년 12.6%에서 2024년 14.1%로 늘어나는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 지표가 대체로 지난해보다 악화한 가운데, 최근 12개월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지 묻는 자살 생각률은 2023년 13.5%에서 2024년 12.7%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가다
“이곳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청소년상담센터로 상담뿐 아니라 긴급구조, 자활 지원, 관련 교육과 연구 등을 수행합니다. 전문 상담사와 일대일로 대면상담을 진행하는 11개의 상담실과 놀이치료실, 일시보호소 ‘우리집’, 교육 및 활동실, 1399 전화상담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죠.” 김 팀장의 안내로 돌아본 상담실에는 몇몇 문에 ‘상담 중’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또래 친구일 수도 있는 청소년이 상담을 받고 있으니 조용히 둘러보세요.”
김 팀장은 “마침 비어있어 소중 학생기자단 여러분께 공개할 수 있게 됐다”며 일시보호소의 문을 열었죠. 가정폭력·학대·가출을 비롯한 각종 위기 상황에 노출된 청소년을 긴급구조해 보호하고 심신의 안정을 유도하며 의료 및 법률 지원, 귀가 지원, 보호시설 연계 등의 서비스를 통해 2차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도모하는 시설이에요. “마치 친구네 집에 놀러 온 것 같다”며 따스한 분위기로 꾸며진 거실 등을 이리저리 기웃댄 수민·건희·하은·현하 학생기자는 “그래도 지금 아무도 없어 다행”이라며 문을 닫고 나왔어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이어 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유혜진 소장을 만났어요. 소장실 한쪽 벽 책장을 유심히 살핀 건희 학생기자가 “상담센터에서도 상장 같은 걸 주나요” 묻자 유 소장은 “저게 좀 상장처럼 보이긴 하는데, 상은 아니에요”라고 했죠. “우리 센터가 서울지역 각 자치구에 있는 25곳 상담센터의 허브역할을 담당하며 상담·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도자 교육·연수 등을 하다 보니 관련 MOU 등을 체결하며 나눈 문서들이에요. 사실 상은 우리 센터가 받긴 했죠. 2022년과 2023년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종합평가 최우수기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았답니다.”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스트레스·불안·우울
“이런 스트레스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도 해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선생님 말씀도 잘 안 들리고, 집중이 잘 안 되고, 잠도 잘 안 오고, 밥도 잘 못 먹고, 여드름이나 탈모가 생기기도 해요.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거나 하기도 하는데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한 몸의 반응이죠. 학생기자 여러분은 시험이 다가오면 어떻게 하나요.”
“찾아보니 청소년 스트레스 인지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고, 성인보다 높다고 해요. 청소년이 더 스트레스에 취약한 걸까요. 청소년의 정신과 성인의 정신은 어떻게 다른가요.” 수민 학생기자의 질문에 유 소장은 “통계는 그렇게 나오고 있는데 실제 여러분은 어떤지” 말해달라고 했죠. 건희 학생기자가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근데 부모님이나 어른들 말을 듣다 보면 우리들 스트레스랑은 좀 다른 것 같아요”라고 답했어요.
“스트레스 인지율은 내가 최근 느낀 것에 대한 주관적인 부분이 커요. 남들이 ‘그게 뭐가 스트레스야’ 하는 것처럼 남과 비교하면 약한 것 같은데 내게는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거죠. 친구랑 사진을 찍는데 예쁘게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은 상황도 스트레스가 되거든요. 특히 청소년기인 여러분은 감정 조절 영역이 발달하는 중이고, 그런 부분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 등으로 인해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사실 정신이나 마음 자체는 어른과 청소년이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시험 같은 외부 자극에 대해 지금 어른인 저와 학생기자 여러분이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내용이 다를 수는 있지만요. 최근 스트레스 인지율 통계를 보면 약간 들쭉날쭉하다 2024년이 좀 높게 나왔는데요. 2023년 5월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이 사실상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전염병)으로 전환되고 방역조치가 대부분 해제된 이후 각자가 바빠지며 교류가 적어지고 친구 등 관계의 어려움이 불거지며 밤에 몰래 카카오톡 같은 SNS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몰두하면서 생활습관 변화가 커지고 이런 상황이 다 스트레스로 이어진 영향이 아닐까 해요.”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상담의 효과
수민 학생기자는 “상담을 받고 정신건강을 회복한 사례가 많은지” 궁금해하며 전문 상담사가 하는 일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달라고 청했죠. “우리 상담센터 선생님들이 다 자격증도 갖추고 오래 일한 상담 전문가신데요. 전문 상담사가 하는 일도 앞서 말한 방식으로 진행돼요. 어떻게 해야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이 잘 얘기할 수 있을지, 도움을 주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죠. 만약 문제의 강도가 100이라면 이걸 0으로 만들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이야기를 하면서 30~40 정도가 되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하면 그 정도로 낮추기 위해 같이 노력하게 되죠. 효과성은 좋다고 볼 수 있고, 상담받는 사람들이 편안해지고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많이 힘들고 밥도 안 먹고 학교도 안 가려고 하는 친구들이 좀 더 관심과 대화가 필요한데요.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얘기하는 게 힘들 수 있지만 용기를 낸다면 차차 자신감이 생기고 회복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상담사가 되려면 어떤 절차나 공부가 필요한지, 또 직업의 장단점은 뭔지 궁금해요.” 현하 학생기자의 말에 유 소장은 “생각보다 어렵다”고 답했죠. “상담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상담을 온 사람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잘 알아들어야 해요. 이게 참 어렵죠. 이를 위해 대학교·대학원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고, 수련도 받고, 선배 상담사들에게 슈퍼비전이라는 교육도 받고 하면 상담사가 될 수 있어요. 단점은 배움의 기간이 길다는 거고, 장점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길다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은 학생기자는 “청소년 상담의 중요성을 꼽아주세요”라고 청했죠. “상담자로서 마음에 관심이 많은데요. 지금 여러분도 자기 마음이 시켜서 학생기자 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마음을 함께 나누며 자기 인생을 자기답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영향을 주는 일이랍니다.”
건희 학생기자가 “친구 관계, 성적, 사회 부적응 등 여러 가지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드리자 수민 학생기자도 “청소년들이 평소 정신건강을 잘 지키기 위해 쉽게 실천할 만한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라고 덧붙였죠. “앞서 말했듯 우리 센터를 비롯한 상담 선생님들, 또 여러분 주위 사람들이 여러분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편하게 생각해 주세요. 정신건강을 지키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일상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이런 기본을 잘 지키는 거죠. 쉬워 보이지만 사실 쉽지 않아요. 또 힘들고 문제가 있을 때만 상담을 받는 건 아니에요. 나에 대해 알고 싶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이럴 때 상담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분 진로에도 고민이 많을 텐데, 진로검사도 자기를 이해하는 게 기본이에요. 성격·흥미 등 나를 알고 내 것으로 소화해 보세요. 내 감정을 알고 조절하고, 내 강점을 알고 발전시키며, 다른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등 회복탄력성을 높이면 스트레스 등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마음의 힘이 세지죠. 청소년기본법상 우리 센터는 만 9~24세까지 이용할 수 있고, 공공기관이라 비용도 저렴해요. 여러분과 여러분 보호자도 상담할 수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동행취재=김수민(서울 숭의초 6)·박건희(서울 고덕초 6)·정하은(서울 당현초 6)·조현하(서울 성내초 5) 학생기자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가서 처음으로 상담과 정신건강에 관해 자세히 알아본 이번 취재는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요즘 많은 또래 친구들이 학업과 가족, 친구 관계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친구가 있으면 함께 대화하고, ‘나는 항상 너의 곁에 있다’라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스트레스에 대해 잘 알게 됐고, 제가 왜, 어떻게 스트레스를 받는지,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았어요. 마냥 멀고 어렵게 느껴졌던 정신상담이 게임·장난감 등을 활용하고 선생님과 진심 어린 대화로 진행한다는 설명에 차갑고 어려운 존재가 아님을 깨달았죠. 이제 3월이면 중학생이 돼 새로운 학교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텐데, 긍정적인 생각과 힘을 얻은 것 같았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도 힘들거나 지칠 때, 그리고 대화가 필요할 때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받아 보면 어떨까요.
-김수민(서울 숭의초 6) 학생기자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 취재를 간다고 했을 때 저도 모르게 기분이 편안해졌어요. 취재를 가기 전에는 상담센터라고 해서 상담실과 같은 곳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일시보호소를 비롯해 보드게임과 같은 재미있는 것들을 모아놓은 방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서 놀랐어요. 또 심리센터 선생님께서 잠깐 상담을 해주셨는데 그동안 제가 가졌던 친구 관계의 갈등, 가족과의 갈등 등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기분이었어요. 24시간 운영되는 1388전화까지 취재하고 나니 앞으로 힘든 일들이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건희(서울 고덕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 주제는 청소년 정신건강과 상담이었는데요. 저는 직접 상담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상담을 받으며 마음 걱정이 덜어지고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해소되는 것이 신기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인터뷰하며 소장님께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진짜 상담의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죠.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니 참 대단한 상담입니다. 소장님께서 학교 환경이 바뀌는 것이 부담되고 힘든 것은 많은 사람이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저도 3월에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을 잘 가질 수 있게 됐고, 열심히 적응해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학년을 맞이하는 소중 독자들도 화이팅하세요!
-정하은(서울 당현초 6) 학생기자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가서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해 취재했어요. 소장님 인터뷰를 통해 상담은 놀이치료·면담 등 여러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상담사라는 직업의 장점이자 단점도 알아보았는데, 상담사라는 직업은 공부해야 하는 기간이 길지만 그만큼 일할 수 있는 기간도 길다고 합니다. 상담은 뭐가 잘못됐을 때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싶을 때 가는 것이고, 좀 더 잘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어요.
-조현하(서울 성내초 5) 학생기자
-김수민(서울 숭의초 6) 학생기자
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 취재를 간다고 했을 때 저도 모르게 기분이 편안해졌어요. 취재를 가기 전에는 상담센터라고 해서 상담실과 같은 곳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일시보호소를 비롯해 보드게임과 같은 재미있는 것들을 모아놓은 방 등 다양한 시설이 있어서 놀랐어요. 또 심리센터 선생님께서 잠깐 상담을 해주셨는데 그동안 제가 가졌던 친구 관계의 갈등, 가족과의 갈등 등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기분이었어요. 24시간 운영되는 1388전화까지 취재하고 나니 앞으로 힘든 일들이 생겼을 때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건희(서울 고덕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 주제는 청소년 정신건강과 상담이었는데요. 저는 직접 상담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상담을 받으며 마음 걱정이 덜어지고 스트레스가 조금이라도 해소되는 것이 신기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인터뷰하며 소장님께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진짜 상담의 영향이 엄청나다는 것을 느꼈죠.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니 참 대단한 상담입니다. 소장님께서 학교 환경이 바뀌는 것이 부담되고 힘든 것은 많은 사람이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저도 3월에 중학교에 들어가기 전 마음가짐을 잘 가질 수 있게 됐고, 열심히 적응해보려고 합니다. 새로운 학년을 맞이하는 소중 독자들도 화이팅하세요!
-정하은(서울 당현초 6) 학생기자
서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가서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해 취재했어요. 소장님 인터뷰를 통해 상담은 놀이치료·면담 등 여러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상담사라는 직업의 장점이자 단점도 알아보았는데, 상담사라는 직업은 공부해야 하는 기간이 길지만 그만큼 일할 수 있는 기간도 길다고 합니다. 상담은 뭐가 잘못됐을 때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싶을 때 가는 것이고, 좀 더 잘살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어요.
-조현하(서울 성내초 5)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