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왕우렁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월동작물 재배, 깊이갈이를 통한 논 말리기 등 왕우렁이 월동 피해 예방 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왕우렁이 피해를 본 지역을 중심으로 2월 한 달간 개체 수를 줄이는 게 목표다.
우렁이의 역습…온난화 속 월동률 급증
지난해 왕우렁이 피해는 전남 해남군과 진도·강진·고흥 등에서 축구장(7140㎡) 2231개 크기인 1593만㎡ 면적의 논에서 발생했다. 이중 해남·진도 등지에서는 왕우렁이가 어린 모를 파먹는 바람에 3~4차례 모심기를 한 농가도 있다.
우렁이 농법은 농약을 대체한 친환경 제초방식으로 활용돼왔다. 논에 모를 심는 ‘이앙’ 후 5일 내 논 10a당 우렁이를 1.2㎏가량 투입하면 잡초를 98%까지 제거할 수 있다. 논에 우렁이를 뿌리기만 해도 제초작업을 위한 노동력·경영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친환경 제초법…우렁각시에서 애물단지로
30년 이상 활용된 왕우렁이 농법은 4~5년 전부터 지역별·농가별로 호불호가 갈려 왔다. 지구 온난화·기후변화 등의 여파로 생태 양상이 바뀌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가들은 보조금 사업을 통해 배달받은 왕우렁이를 숲이나 수로에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생태교란종인 왕우렁이는 논에서 겨울을 나면 40㎜ 이상까지 성장해 왕성한 식욕을 드러낸다.
1만5943㏊ 논 말리기…조기 논갈이 독려
방제 대상은 해남 등 전남 서남부 10개 시·군의 논 1만5943㏊에 달한다. 친환경 벼를 재배하는 단지 전체와 일반 벼 재배지역 중 피해가 우려되는 간척지 등이 대상이다. 전남도는 통상 3~4월에 하는 논갈이를 농한기 때 앞당겨 실시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도 벌인다.
김영석 전남도 친환경농업과장은 “왕우렁이 월동 피해를 막기 위해 월동 실태와 피해 경로 등에 대한 조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며 “간척지와 저지대 농경지에서 벼를 재배하는 농가는 논 깊이갈이를 앞당겨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