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이사회는 7일 실적 발표 전에 이사회를 열고 이 GIO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다음 달 개최할 주주총회 안건으로 의결할 계획이다. 이 GIO는 2017년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뒤 글로벌 사업에 집중해 왔다.
이 GIO의 복귀 결정은 81년생인 최수연 대표 체제 이후 젊어진 신진 리더들의 리더십을 독려하고 네이버가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에서 각 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리더(부문장)들은 1973년생(이일구 네이버 콘텐츠 서비스 부문장)부터 1982년생(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 리더)까지 포진돼 있다. 임원진 평균 연령은 만 45.2세로 젊은 편이다.
현재 네이버 이사회 사내이사는 최수연 대표와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등 두 명이다. 이중 채 대표가 올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법인 운영 및 기술 수출, 라인야후 사태 이후 일본 사업 등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전략기획(가칭) 대표를 맡게 되면서 사내이사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내에선 공석이 될 사내이사 자리에 이 GIO가 돌아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GIO가 돌아오면 네이버의 각 부문별 사업을 맡고 있는 리더들 성과를 독려하고, 안정감 있게 회사를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이 10조원을 돌파하면서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둔 최 대표의 연임 또한 유력한 상황이다.
IT 업계에선 오픈AI에 이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스타게이트, 중국 스타트업 빅시크 등장 등이 AI 생태계에 파장을 안기면서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네이버 내부 위기감이 이 GIO의 사내이사 복귀로 이어졌다고 본다. 네이버의 자체 생성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는 아직 오픈AI 등 다른 빅테크 모델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중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버린 AI(AI 주권) 기조를 바탕으로 AI 전략을 추진해 온 네이버의 전략적 대응도 중요해지는 형국이다. 국내 경쟁자인 카카오의 경우 자체 AI 모델 개발보다는 오픈AI와 손을 잡는 쪽을 택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 AI CEO(최고경영자)는 4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픈AI의 최신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기술을 카카오톡이나 향후 출시될 AI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국내 한 IT업계 관계자는 “이 GIO가 이사회 의장직도 맡게 된다면 소버린 AI 등 그간 네이버가 추진해 온 AI 전략에 더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