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9명 가는 산후조리원…2주에 평균 287만원 썼다

신생아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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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산모 10명 중 8∼9명꼴로 산후조리원을 이용했으며 평균 12.6일간 287만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후조리원 지출 비용은 3년 사이 43만원 이상(18%)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5일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산후조리 실태조사는 2018년 처음 실시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0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2023년 출산한 산모 322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산모 10명 중 6명은 만족스러운 조리를 위해 정부가 산후조리 경비를 지원해줄 것을 희망했으며, 출산휴가 기간 확대, 육아휴직제도 활성화 등 쉴 수 있는 권리를 원하는 의견도 매년 늘고 있다.

산모들이 산후조리를 위해 선택한 장소(중복 응답)는 조리원이 85.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본인 집(84.2%), 친정(11.2%), 시가(1.0%) 순이었다. 산후조리원 이용률은 2018년 75.1%, 2021년 81.2% 등 조사 때마다 늘고 있다.

다만 선호하는 조리 장소로 산후조리원을 꼽은 비율은 직전 조사에 78.1%에서 지난해 70.9%로 줄었다. 이어 본인 집(19.3%), 친정(3.6%)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장소별 만족도는 큰 차이는 없었지만, 시가·산후조리원에서의 조리 만족도가 3.9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후 본인 집(3.6점), 친정(3.5점) 순으로 나타났다.

산후조리 기간은 평균 30.7일이었다. 본인 집(22.3일), 친정(20.3일), 시가(19.8일), 산후조리원(12.6일) 순으로 길었다.

직전 조사 당시인 2021년과 비교하면 본인 집(26.8일→22.3일), 친정(23.7일→20.3일) 등 가정에서의 산후조리 기간은 줄었으나 산후조리원에서의 조리 기간은 12.3일에서 12.6일로 소폭 늘었다.

지난해 산모들은 조리 기간 중 산후조리원에서 평균 286만5000원을 지출했다. 산후조리원에서의 지출액은 2018년(220만7000원)보다 2021년(243만1000원)에 10% 가량 증가한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는 3년 새 17.9% 늘었다.  

반면 가정에서의 산후조리 비용은 2018년 95만8000원에서 2021년 81만5000원으로 14.9% 감소했다가 지난해 125만5000원으로 50% 가량 급증했다.

다수 산모, 정부의 ‘경비 지원’ 요구

한꺼번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매번 실태조사에서 대다수의 산모가 정부의 경비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만족스러운 산후조리를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복수 응답)으로 산모 60.1%가 경비 지원을 꼽았다. 다만 이 비율은 직전 조사(2021년 75.6%) 때보다 줄었다.

경비 지원을 포함해 산모들이 꼽은 정책 대안 중 상당수가 매번 실태조사 때마다 등락이 엇갈렸지만, 산모의 출산휴가 기간 확대(10.5%→20.8%→25.9%)·육아휴직 제도 활성화(8.4%→13.3%→16.9%)를 꼽은 응답률은 매번 상승했다.

정작 지난해 조사에서 출산 직전 취업 상태였다던 산모(전체의 82.0%) 중 출산 휴가는 58.1%, 육아휴직은 55.4%만 썼다고 답했다. 2021년 조사 당시보다 각각 5.7%포인트, 1.2%포인트 내렸다.

배우자 육아휴직 17%…이용률 증가 

반면 배우자의 출산휴가(55.9%), 육아휴직(17.4%) 이용률은 올랐다.

지난해 조사에서 산모 본인의 건강 상태가 좋다(좋음+매우 좋음)고 생각한 비율은 임신 중(49.4%)일 때가 가장 높았다. 산후조리 기간 건강이 좋다고 생각한 비율은 30.8%로 가장 낮았다.

산모들은 산후조리 기간에 느낀 불편한 증상으로 수면 부족(67.5%), 상처 부위 통증(41.0%), 유두 통증(35.4%), 우울감(20.0%) 등을 꼽았다.

지난해 산모들의 모유 수유 비율은 90.2%로, 직전 조사(91.6%) 때보다 다소 내렸다.

분만 후 68%는 산후우울감 경험 

분만 후 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68.5%였다. 경험 기간은 분만 후 평균 187.5일이었고, 실제 산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례는 6.8%였다.

산모들은 산후 우울감 해소에 도움을 준 사람으로 배우자(57.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친구(34.2%), 배우자를 제외한 가족(23.5%), 의료인·상담사(10.2%) 등의 순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산후우울감을 겪은 산모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산후우울감은 주관적 부분이어서 이번 조사 자료로는 설명이 어렵다”며 “다만 지속적으로 임산부 상담 인프라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