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장성규가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성규는 5일 인스타그램에 "처음 내 이름이 언급됐을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어서 속상했지만 고인과 유족 아픔에 비하면 먼지만도 못한 고통이라 판단해 바로잡지 않고 침묵했다"며 "그 침묵을 스스로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인 네티즌들이 SNS에 악플이 달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급기야 가족에 관한 악플이 달렸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권한을 한정하자 '도둑이 제 발 저린 거다'라고 판단한 네티즌들은 수위를 더 높였다"면서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기 전 나의 작은 억울함을 풀려는 것은 잘못된 순서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풀릴 때까지 가족에 관한 악플은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게 된 고인 소식에 그동안 마음으로밖에 추모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늦었지만 고인의 억울함이 풀려 그곳에선 평안하기를, 유족에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성규는 고인이 된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달 31일 공개한 MBC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에는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오요안나와 장성규를 이간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MBC 관계자는 "장성규는 김가영과 아침 방송을 하고, 오요안나와도 운동을 같이해 친한 사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가영이 장성규에게 '오빠 걔(오요안나) 거짓말하는 애야'라는 식으로 얘기했고, 장성규는 오요안나에게 '너 거짓말하고 다닌다던데'라고 전달했다"며 "오요안나가 깜짝 놀라 '누가 그랬냐' 묻자 장성규는 '김가영이 그랬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갑작스레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비보는 같은 해 12월 뒤늦게 전해졌고 당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직장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유족은 가해자로 지목된 동료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는 오요안나 사망 4개월 만인 지난달 31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