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영그룹은 '2025년 시무식'을 열고 지난해 본인 혹은 배우자가 출산한 직원 자녀 1인당 1억원씩 총 28억원을 출산 장려금으로 지급했다. 부영은 매년 입춘 직후 시무식을 열고 있다. 이날 시무식에는 지난해 태어난 임직원 자녀 14명도 참석했다. 덕분에 이중근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신년사를 발표하는 중에도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사내부부인 홍기·민지연 대리는 2021년에 이어 지난해 둘째 출산으로 누적 2억원의 출산지원금을 받게 됐다. 5년 혹은 7년 터울로 둘째를 낳아 출산 장려금을 받은 직원들도 있다. 홍 대리는 "회사 지원이 확실히 동기 부여가 된다"며 "사내에 출산하려는 직원도 늘고, 임산부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가가 이만하면 됐다 할 때까지"
부영은 지난해엔 2021년 이후 출산한 직원 66명에게 총 70억원을 지급했다. 기업의 파격적인 지원에 정부와 국회도 세제 개편으로 화답했다. 세법 개정으로 2024년 연말정산부터 자녀 출생일 2년 이내에 받는 출산지원금은 최대 2회까지 전액 비과세 적용된다. 지난해 부영의 파격 지원 발표 이후 여러 기업이 출산·양육 지원책을 강화하기도 했다.
부영은 출산 장려금 지급 영향으로 사내 출산율이 소폭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1~2024년 3년간 연평균 23명의 직원 자녀가 태어났는데, 지난해에는 28명으로 출산 건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출산지원금 덕에 출산을 결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편지나 메모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직원들도 많다"고 밝혔다.
청년층 사이 '아이 낳으면 1억 주는 갓부영(God+부영)'이라는 인식이 퍼진 덕에 20~30대 입사 지원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6월 7년 만에 열린 부영그룹 경력·신입사원 공개 채용에서는 지원자 수가 7년전보다 5배 이상 늘었고, 경력사원 지원자 중 20~30대가 3배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