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美 핵연료 공급사와 농축우라늄 공급계약…협력 성과

한국수력원자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핵연료 공급사인 센트루스와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김성열 주미 한국대사관 상무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아미르 벡슬러 센트루스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고프 미 에너지부(DOE) 원자력청 수석 부차관보.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핵연료 공급사인 센트루스와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김성열 주미 한국대사관 상무관, 황주호 한수원 사장, 아미르 벡슬러 센트루스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고프 미 에너지부(DOE) 원자력청 수석 부차관보.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자력발전 연료 도입선을 미국으로 넓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원자력 수출 동맹의 첫 실질적 협력 행보다.

한수원은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핵연료 공급사인 센트루스(Centrus Energy Corp)와 농축우라늄 10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센트루스는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NRC)로부터 차세대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의 연료로 사용되는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 생산을 허가받은 유일한 기업이다. 2023년 11월 미국 오하이오주(州) 파이크톤 생산 시설에서 20㎏U(킬로그램우라늄)의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첫 생산에 성공했고 이후 연간 900㎏U 양산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은 농축우라늄 구매처를 프랑스·러시아·중국 등에서 미국까지로 확대했다. 한수원은 “공급사를 다변화해 연료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국제 원자력 통제 체제에 따라 독자적으로 천연 우라늄을 원전 연료로 쓰일 정도까지 농축할 수 없어 전량 수입한다. 한수원은 2020~2024년 원전 연료로 총 2077t의 농축우라늄을 도입했는데, 프랑스가 38%로 가장 많았고 이어 러시아(32%)·영국(25%)·중국(5%) 등 순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원전 연료 도입선의 다변화는 중요해진 상황이다. 한수원이 미국산 원전 연료를 장기 도입하기 시작하면 특히 러시아산 도입 비중이 작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농축우라늄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자력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원자력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