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장기전세·공공한옥까지 신혼부부에게…서울시 미리 내 집 드라이브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 첫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방문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 첫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방문했다. [뉴스1]

서울시가 임대의무기간 끝난 장기전세주택을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혼부부 입장에선 연평균 400호 이상의 서울 아파트에서 살 기회가 열린다.

서울시는 6일 “인구감소 위기 등 저출생의 심각성을 고려해, 장기전세주택의 임대 의무기간이 끝나면 반환되는 주택을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장기전세주택Ⅱ의 별칭인 미리 내 집은 신혼부부에게 주거공간을 제공하고 이들이 자녀를 출산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서울시의 주택 정책이다. 

신혼부부, 조기 이주·우선매수 혜택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서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 예정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에서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 예정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007년 재임 당시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은 무주택 중산층이 집을 사지 않아도 주변 시세의 80% 수준의 임대보증금을 내면 최장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다.

최초로 공급했던 장기전세주택은 2027년이면 최초로 임대 만기가 도래한다. 3년 후부터 줄줄이 계약이 끝나는 장기전세주택 중에서 반환되는 물량을 신혼부부에게 우선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향후 5년간 장기전세 만기 물량은 연평균 400호 이상이다. 


신혼부부가 입주 이후 출산하면 각 가정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지금까진 미리 내 집에 입주한 후 2자녀 이상을 출산하면, 거주 10년 차에 넓은 평형으로 이주를 지원했다. 앞으론 입주 후 2자녀 이상 출산한 3자녀 이상 가구가 3년 차부터 넓은 평형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시기를 대폭 앞당길 예정이다.

또 20년 거주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조건도 완화한다. 입주 후 3자녀 이상 출산한 가구는 10년만 거주하면 주택을 매수할 기회를 얻는다.

신혼부부 전용단지·서리풀 신규택지도 공급할 듯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 첫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방문, 사업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동구 '미리 내 집'(장기전세주택Ⅱ) 첫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을 방문, 사업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뉴스1]

아울러 서울시는 올해부터 다양한 유형의 미리 내 집을 공급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미리 내 집은 모두 신축 아파트였다. 하지만 앞으론 매입임대주택 등을 활용해 비(非)아파트를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한다.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한 신혼부부가 출산하면 미리 내 집에 우선적으로 이주할 기회를 부여한다. 당장 신축 아파트에 입주할 전세보증금 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를 위한 조치다.  

서울시가 보유한 한옥을 활용한 ‘한옥 미리 내 집’도 최초로 등장한다. 기존 공공한옥 중 협약이 끝나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 등 연내 3개소를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하고, 앞으로도 매년 2~3개소를 추가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별도로 서울 시내 10여곳에 신규 조성을 추진 중인 한옥마을단지에도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 모델을 개발해 2027년부터 매년 10여개 안팎의 한옥을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옥 등 다양한 유형의 미리 내 집은 전세 사기로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며 “신축 아파트를 포함해 올해 3500호를 공급하고, 2026년부터는 연간 4000호씩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리 내 집 공급 확대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2029년까지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에 미리 내 집 ‘신혼부부 전용단지’를 조성해 약 336세대를 공급하고, 어린이집·공동육아 공간·돌봄센터 등 맞춤형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할 계획이다.  

서초구 서리풀 신규 택지에도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인 1만1000호를 미리 내 집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르면 2029년 입주자를 모집하고 2031년에는 입주 가능할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미리 내 집이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결혼·자녀 계획에 용기를 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신혼부부가 마음 놓고 출산·육아를 할 수 있도록 미리 내 집을 파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