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주식 거래…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내달 출범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본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복수거래시장 출범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대체거래소(ATS)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본부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복수거래시장 출범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대체거래소(ATS)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달 4일부터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문을 연다. 이로써 주식 거래 시간이 하루 12시간(오전 8시~오후 8시)으로 늘어난다. 지난 68년간 한국거래소(KRX)가 독점해온 국내 증권거래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기획마케팅본부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설명회를 열고 “참여 의향을 밝힌 29개 증권사와 모의 시장 테스트 등 막바지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2월 중순쯤 참여 증권사의 서비스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주식 거래 시간이다. 종전 6시간 30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난다. 넥스트레이드가 메인 마켓 시간(오전 9시~오후 3시30분) 뿐 아니라 앞뒤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40분~8시)을 추가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단 시세조종 방지를 위해 시가 예상체결가 표출시간(오전 8시50분~9시)과 종가 단일가 매매시간(오후 3시20분~3시30분)에는 거래가 중단된다. 

종목별 시가·종가·주가지수 등은 한국거래소의 메인마켓 기준으로 운영된다. 애프터마켓 운영 시간 동안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언론 등에 공개될 경우엔 해당 종목의 매매 거래가 즉시 정지된다. 이후 한국거래소를 통한 공시 등을 확인한 뒤 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시장가·지정가외에 호가 유형도 추가된다.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 특정 가격 도달 시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 등이다. 다만 프리마켓·애프터마켓에선 지정가·최유리지정가·최우선지정가 호가만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거래수수료나 거래속도 등 각 거래소의 장단점을 비교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거래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 만일 투자자가 특정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중 더 유리한 시장에 주문을 집행(최선집행의무)해야 한다. 

예컨대 투자자가 A주식에 대해 ‘1만원 매수 주문’을 했을 때 넥스트레이드에 ‘9000원 매도’ 한국거래소에 ‘8000원 매도’ 주문이 있다면, 투자자의 별도 요청이 없더라도 증권사는 ‘1만원 매수-8000원 매도’ 거래를 체결해야 한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대상 종목은 코스피200·코스닥150 등 지수구성종목, 시가총액·거래대금 상위 등 약 800여개다. 투자자의 적응을 돕기 위해 첫 주 코스피·코스닥 각 5개 종목을 시작으로 한 달 동안 종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법 개정이 완료되면 상장지수증권(ETN)·상장지수펀드(ETF)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넥스트레이드 역시 가격 변동 폭의 제한을 받는다. 한국거래소의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30%가 적용된다. 이밖에 시장안정 장치, 시장감시, 청산·결제 등에서도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등도 즉시 반영된다.

김 본부장은 “2013년 5조원대였던 국내 주식 거래 규모가 현재는 15조원대로 3배 이상 커진 상황인 만큼 대체거래소가 필요하다”며 “3년 내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