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이 8600억위안(약 172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화웨이 중국 상하이 화웨이 스토어.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08/6e55a144-8581-43b3-83c8-ae22f958ca62.jpg)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이 8600억위안(약 172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화웨이 중국 상하이 화웨이 스토어. 로이터=연합뉴스
7일 로이터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량화 화웨이 회장은 지난 5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지난해 회사의 매출이 8600억위안(약 172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2.1%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치였던 2020년(8910억위안) 기록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량화 회장은 “지난해 ICT 인프라 사업이 안정적이었으며 소비자 사업부문(스마트폰 포함)이 성장세로 돌아섰고 스마트카 솔루션 사업이 빠르게 발전했다”고 밝혔다. 이날 연간 순이익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까지 누적 순이익은 629억위안(약 12조5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량 회장은 “화웨이가 견고한 디지털·스마트 인프라 기반을 구축해 AI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외부적 불확실성이 크지만, 전략적인 투자를 확대해 전 세계 고객에게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발전에 애국소비 결합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8.1%를 차지하며 애플을 제치고 제재 이후 처음으로 1위를 탈환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저가 부문의 노바13 시리즈와 프리미엄 부문의 메이트 70시리즈 출시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체적인 스마트폰 판매량은 감소하고 애플 역시 판매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지만, 화웨이만큼은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 확장과 애국소비 등에 힘입어 성장한 모습이다.
전기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지난 1월 화웨이 전기차 생태계 브랜드인 ‘홍멍즈싱’의 전기차 판매량이 3만5000대를 기록하면서 중국의 신진 전기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훙멍즈싱은 화웨이가 자동차 제조상과 맺은 스마트 전기차 기술 기반의 기술생태계 동맹이다. 화웨이가 직접 차량 디자인·엔지니어링·기술 솔루션·판매를 맡고, 자동차 제조사는 화웨이 요구에 맞춰 전기차를 생산하는 형식이다. 또한 화웨이가 전기차 업체 세레스(SERES)와 합작해 만든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 M9가 50만위안(1억원) 이상 프리미엄 차 판매 1위를 지키며 고가 시장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이 지난 11월 화웨이 매장에서 신제품 메이트 70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08/8e74e220-18d2-44d1-9e00-2d8ffd2bd494.jpg)
중국 소비자들이 지난 11월 화웨이 매장에서 신제품 메이트 70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2기에선 어떨까?
화웨이는 그동안 미·중 제재의 상징으로 꼽힐 만큼 활동이 크게 위축됐던 기업이다. 2019년 미국은 화웨이와 관련 계열 회사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수출을 전면 제한했다. 화웨이의 미국 수출길이 막힌 것은 물론이고,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제조업체들까지 화웨이에 반도체, 반도체 장비 등을 판매가 금지됐다. 삼성을 다음의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장하던 화웨이는 칩 공급이 차단되면서 한동안 고성능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길도 막히고 점유율 역시 하락했다.
하지만 2023년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1나노=10억 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하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최근 중국 딥시크의 AI 모델에 화웨이 칩인 어센드 910C가 활용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 제재 속에서도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자체 R&D에 힘쓰며 끊임없이 우회로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유럽연합(EU) 산하 공동연구센터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화웨이 R&D(연구개발) 투자액은 지난해 199억3900만 유로로 삼성전자보다 앞서며 전세계 6위에 올랐다.
미·중 패권전쟁이 본격화된 시점이 트럼프 1기 때 였던 만큼, 새로 시작하는 트럼프 2기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도 시선이 집중되고있다. 푸총 주유엔(UN) 중국대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틱톡에 이어 딥시크 차례다. 이들 기업은 미국의 기술 봉쇄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교훈을 준다”라며 “우리는 개방과 협력을 지향해야 하며 이는 기술뿐 아니라 정치적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적절한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중국과 미국 간 협력이 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