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맨 오른쪽)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17일(현지시간) xAI 공식 홈페이지에서 새 AI 챗봇 모델 ‘그록(Grok)3’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 xAI]](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2/19/48e8c944-7506-470c-97b2-fb7aab562cbd.jpg)
일론 머스크(맨 오른쪽)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17일(현지시간) xAI 공식 홈페이지에서 새 AI 챗봇 모델 ‘그록(Grok)3’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사진 xAI]
xAI는 17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시연회를 열고 새 AI 모델을 적용한 챗봇 서비스 ‘그록(Grok)3’를 선보였다. 그록3는 시연자가 “우주선이 지구에서 화성으로 갔다가 돌아올 수 있도록 코드를 짜서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봐”라고 입력하자 곧바로 코딩에 돌입했다. 약 3분 뒤 화면엔 화성에 간 우주선이 최단거리로 귀환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 나왔다. xAI는 이 시간을 ‘생각(thinking)’이라고 표현했다. AI가 스스로 코딩 방법을 생각해 애니메이션을 구현했다는 의미에서다.
머스크는 시연회에서 “그록3는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AI”라며 “오픈AI의 GPT-4o뿐만 아니라 앤스로픽·구글·딥시크 등 경쟁 모델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그록3의 수학·과학·코딩 분야 AI 벤치마크(AI 모델 성능 측정 시험) 점수도 공개했다. 2024년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문제를 각 AI 모델에 풀게 한 결과 그록3는 52점으로 GPT-4o(9점), 딥시크의 V3(39점)에 비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다만 GPT-4o는 2024년 5월에 공개된 모델이다.
그록3에는 기존에 없던 ‘딥서치(DeepSearch)’ 기능도 새로 추가됐다. 인터넷과 X에 올라온 게시글 등을 분석해 사용자 질문에 대한 요약 답변을 제공하는 AI 기반 심층 검색 기능이다. 오픈AI의 ‘챗 GPT 서치’와 유사하다. 머스크는 “딥서치는 사용자가 30분에서 1시간 동안 검색해야 할 내용을 대신 조사해, 10분 만에 정리된 결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AI 업계에선 그록3의 ‘선 넘는 모드(Unhinged Mode)’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 서비스의 경우 윤리적 기준을 내세워 답하지 않았던 민감한 질문에도 일부 답변을 제공한다. 예컨대 불법 약물 제조 방법 물어보면 챗GPT의 경우 답변을 제공하지 않지만 그록3는 제조법을 설명하는 척하다 “농담”이라며 제조하지 말라고 답하는 식이다. 자유롭게 답변하는 장점이 있지만, 생성한 답변이나 이미지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제기될 위험성도 있다.
AI 챗봇 서비스는 빅테크들이 향후 AI 산업 패권을 잡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격전지로 꼽힌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야만, AI모델 성능을 개선하는데 필수인 데이터를 원활하게 수급할 수 있어서다. 중국 딥시크가 각국에서 차단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무리하게 키보드 입력 패턴 등 과도한 이용자 정보를 수집한 이유도 데이터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다. 또 챗봇은 생성 AI로 돈을 벌 수 있는 현시점 몇 안 되는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AI 업계에선 머스크와 오픈 AI 창업 동지에서 앙숙이 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간 관계를 고려하면, 더 성능이 뛰어난 AI모델 개발을 위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머스크는 오픈 AI의 지배 지분을 974억달러(141조원)에 인수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지만 오픈 AI는 이를 거절했다. 오픈 AI는 조만간 최신 AI 모델인 ‘GPT-4.5’를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