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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정보사령부 블랙요원 인적사항 등 군 기밀을 유출한 정보원 전 공작팀장 군무원의 구체적인 범죄 행각이 드러났다.
19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정보사 예하부대 작전계획, 정보사 처·실 및 예하부대 부서장, 소속 부대원 직책별 임무, 공작원들의 위장 회사명, 재북(在北) 협력자 현황 등을 유출한 것으로 확인했다.
A씨는 2023년 1월 국군정보사령부 공작팀장으로 근무했을 당시 '럭키 마작' 게임 음성메시지로 중국 정보기관(국가안전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B씨에게 "까마귀(블랙요원) 하나 새로 갔다"면서 "12월 말쯤 상해(상하이)로 들어갔고 조금 있다가 북경(베이징)으로 갈 것"이라고 우리 측 요원 신상을 넘겼다. 같은 해 8월에는 베트남으로 파견된 요원들의 이름·계급·소속부대·활동지역 등도 유출했다.
지난해 4월에는 "각 부대별 운용 공작망 현황을 최신화해달라"는 부대 간부의 요청을 받고 정보사 S급·B급 공작망 12명의 인적사항과 첩보수집 목표, 재북 협력자 현황 등의 정보를 빼돌렸다. A씨가 유출한 기밀은 문서 12건, 음성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에 달했다. 뒤늦게 정보 유출 사실을 파악한 정보사는 지난해 공작원들을 일시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A씨가 누설한 군사기밀은 대한민국 영토 내 대규모 도발 등 위기상황 발생 시 특정 (부대) 이동 등 방어준비태세 단계별 조치 사항과 한반도 주변국의 안보정세 및 전시 첩보 수집을 위한 임무 수행 방법 등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제3국 정보기관의 역공작으로 인해 국가 안보에 큰 위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인간정보 내용이 담긴 기밀"이라고 했다.
이어 "정보의 출처와 수집 방법 및 정보에 대한 정보사의 평가를 담고 있어 누설될 경우 주변국과의 군사·외교·경제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는 내용으로 외부에 유출될 시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협과 위해를 초래하여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할 수 있는 기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A씨는 2017년 B씨 등에게 포섭된 이후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1억6200여만원을 받고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지난달 21일 A씨에 징역 20년과 벌금 12억원, 추징금 1억6205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