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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송봉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황금폰에서 홍 시장 아들의 문자메시지가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내 아들이 명태균에게 속아 감사 문자 보낸 게 무슨 죄가 되냐"고 재차 주장했다.
19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지난 대선 경선 때 명태균 사기꾼에 의해 여론조작을 당한 피해자"라며 이같이 적었다.
앞서 전날 SBS는 검찰이 명씨의 황금폰 포렌식 과정에서 확보한 그와 홍 시장 아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월 15일 홍 시장의 아들은 명씨에게 홍 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갈등할 일은 없을 거라는 내용의 지역지 기사를 보내면서 "잘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비슷한 시기에 대구시에서 주최한 트로트 페스티벌 티켓을 명씨에게 주겠다고 했다. 며칠 뒤 이를 받은 명씨가 "감사하다"고 하자 "언제든 필요하면 말씀하시라"고 답했다.
앞서 명씨 측은 2021년 6월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에 복당 한 날에도 아들 홍씨가 "아버지가 감사해 한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 측은 의례적인 감사 인사일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명씨 측은 명씨가 홍 시장과 직접 주고받은 내용은 없지만 아들을 통해 계속 홍 시장과 긴밀하게 교류했고, 다른 측근들을 통해서는 2022년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 여론조사도 수차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내용이 보도된 이후 홍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내 아들이 명태균에게 두 번의 문자를 보낸 것은 명태균 밑에서 정치하던 최모씨가 내 아들과 고교 동창이라서"라며 "그를 통해 명씨가 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로 믿고 감사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일 때문에 내 아들과 최씨는 지금 의절한 상태"라며 "여론조사 의뢰는 나와 상관없이 명태균과 경남지사 시절부터 친분 있던 내 주변 사람이 선거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다른 여론조사 기관보다 반값도 안 되는 명태균이 주선하는 기관에 의뢰한 것으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아무리 나와 사기꾼을 얽어매려고 해본들 그런 사기꾼에 놀아날 내가 아니다"라며 "(명씨의) 황금폰에 내 목소리가 있는지, 내 문자가 있는지 한번 찾아보라"고 말했다.
그는 "내 기억에 딱 한 번 있을 것"이라며 "정권 교체 후 김건희 여사를 팔며 하도 실세라고 거들먹거리기에 전화 받고 더러워서 잘하라고 한마디 건넨 것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