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BL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 OTT 서비스 티빙은 KBL 온라인 독점 중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티빙은 야구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한국프로농구(KBL)를 중계하고 있다. 티빙은 2024 ~ 2028 시즌 동안 KBL 온라인 중계를 도맡는다.
티빙은 지난해 야구 중계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지난해 1월 650만명 수준이던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3월 프로야구 개막 이후 7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10월에는 800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2024 프로야구 시즌 종료 뒤 이용자 수가 다소 줄어 올해 1월은 734만명으로 집계됐다.
티빙은 야구 공백기를 농구 중계와 함께 야구 예능으로 메꾼다는 심산이다. 먼저 ‘김성근의 겨울방학’을 지난 17일 첫 공개 했다. 큰 인기를 끌며 최근 시즌3을 마친 JTBC 예능 ‘최강야구’의 스핀오프(파생작)다. 김성근 감독이 직전 전하는 깊이 있는 야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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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겨울방학. 사진 티빙
프로야구 토론 예능 ‘야구대표자’는 새 시즌을 맞이한다. 10개 구단을 대표하는 10명의 대표자가 야구 관련 토론을 벌이는 형식이다. 프로야구 응원을 다룬 예능 ‘파이트 송(가칭)’도 올해 공개된다.
다른 국내 OTT인 쿠팡플레이도 스포츠 중계에 적극적이다. 쿠팡플레이는 오는 5월 인천에서 열리는 LIV 골프 정규 대회를 생중계한다. LIV 골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항마로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한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15일 개막한 K리그 축구 및 국내 주요 대표팀 경기도 독점 온라인 생중계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2025 AFC(아시아축구연맹) U20(20세 이하) 아시안컵 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 경기는 쿠팡플레이를 통해 볼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사상 처음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야구)를 단독 중계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출전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LA 오타니 쇼헤이가 우전 안타를 친 후 진루하고 있다. 이 경기는 쿠팡플레이가 단독 중계했다. 연합뉴스
국내 OTT 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드라마·영화 등의 제작비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스포츠 분야에 투자하는 쪽이 저비용·고효율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tvN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제작비가 500억원에 이르는데 흥행에 실패했다. 티빙 프로야구 1년 중계권은 이보다 적은 450억원 수준이다.
넷플릭스 등 거대 글로벌 OTT와의 경쟁에서 스포츠가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승엽 부경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국내 OTT 사업자들이 글로벌 기업이 참여 하기 어려운 분야로 스포츠 중계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수의 스포츠 중계를 온라인 독점해 단시간에 큰 폭의 가입자 증가를 이뤘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예능 '최강럭비 : 죽거나 승리하거나' 장면. 사진 넷플릭스
해외 OTT 역시 스포츠 중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25일 크리스마스에 열린 미식축구경기 NFL(내셔널풋볼리그)을 생중계했다. 올해부터는 미 프로레슬링(WWE)의 인기프로그램 ‘로(RAW)’를 독점 중계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이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 중계는 아니지만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 취급을 받는 럭비를 소재로 한 리얼리티 시리즈 ‘최강 럭비 : 죽거나 승리하거나’를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