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김 여사, 김영선에 '장관 줄테니 김상민 지원하라' 제안"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 중앙포토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 중앙포토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김영선 전 의원에게 장관 자리를 약속하며 창원 의창구에 출마한 김상민 검사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명태균씨는 20일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김상민 전 검사는 22대 총선에서 현직 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출마했다.

명씨는 그간 김 여사가 김 전 검사의 창원 의창구에 공천하려 했고, 같은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던 김 전 의원에 대해선 경남 김해로 출마 지역구를 옮기게 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명씨는 이날 입장문에서도 “김건희 여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김영선 의원과 대화를 나눴으며, 김영선 의원의 김해 출마 문제를 논의했다”며 “(김 여사와의 통화에) 김영선 의원은 크게 분노했다”고 말했다.

명태균씨는 20일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공개했다. 뉴스1

명태균씨는 20일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를 통해 입장문을 공개했다. 뉴스1

명씨에 따르면 당시 김 전 의원은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자기 사람(김상민) 공천 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거기에 더해 나보고 그 사람을 도우라고 하다니. 나는 밸(배알)도 없나?”라고 말하며 분노했다고 한다. 명씨는 “이 사건은 결국 김영선 전 의원이 비례대표 1번 개혁신당 입당을 고려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지난 총선 당시 김 전 의원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은 검찰 수사에서도 확인됐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이 4회에 걸쳐 통화하고 7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최소 11차례 이상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같은 연락이 이뤄진 시기는 지난해 2월 18일부터 3월 1일까지다. 둘 사이에 이뤄진 4회의 전화는 모두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걸었다.


이와 관련 명씨는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직접 보여주면서 김 여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확인시켜 줬다”라며 “김 전 의원은 김 여사, 윤재옥 의원, 이철규 의원, 장동혁 의원과의 녹음 파일이 저장돼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창원지검 수사팀은 이같은 내용의 통신조회 사실 등을 토대로 “명태균은 22대 총선에 대해 김건희 여사를 통해 김영선의 창원시 의창구 공천 개입을 시도했으나 컷오프가 예상되자 김건희 여사의 조언 또는 상의한 내용에 따라 피의자 김영선의 경선 참여 지역구를 김해갑으로 옮겨 급하게 이를 언론에 발표했다”며 “이 기사를 다시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하며 김해갑 공천에도 개입을 시도하려고 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내용을 수사 보고서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