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건설업체들은 악성 미분양 등으로 어려움이 크다. 사진은 경기도 지역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연합뉴스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4개월 연속으로 나빠져, 코로나1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이 조금 나아졌지만, 부동산·소비 위축 등으로 건설·도소매 관련 기업들의 타격이 특히 컸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6포인트(p) 낮은 85.3으로 집계됐다.
작년 11월부터 4개월 연속 떨어져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과거(2003년 1월∼2024년 12월) 평균을 100으로 두고 이를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90.1)는 구성 5대 지수 가운데 생산(+0.6p)·업황(+0.4p)을 중심으로 1월보다 1.1p 올라 양호했다.
하지만 건설·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1.7)은 업황(-1.1p)·자금 사정(-1.0p) 악화로 1.9p나 하락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자동차 등 일부 업종의 수출 개선으로 제조업 업황은 좋아졌지만, 건설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 등으로 비제조업 업황이 나빠져 전산업 CBSI도 1월보다 더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3월 CBSI 전망치의 경우 전산업(88.0), 제조업(91.1), 비제조업(85.8)에서 이달 전망치보다 각 2.6p, 2.0p, 3.2p 모두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다.
세부 업종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변화를 보면, 제조업에서는 자동차, 1차 금속,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업황·생산·수주 등이 개선됐다.
자동차는 승용차 수출과 영업일 수 증가, 1차금속은 트럼프 상호관세 시행 전 물량 확보 수요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그러나 비제조업의 경우 건설, 도소매,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위주로 업황·매출·자금 사정 등이 나빠졌다.
특히 건설업 업황지수는 전월보다 9p나 떨어졌는데,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신규 수주 감소의 결과로 분석됐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0.2로 전월보다 3.5p 올랐다. 2019년 6월(+4.0p)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이달 조사는 이달 6∼13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312개 기업(제조업 1867개·비제조업 1445개)이 조사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