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는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대통령)가 일주일 전에는 망설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로 더는 망설이지 않는다”며 “이번 주에는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의 주선으로 지난해 12월 파리에서 종전 방안을 협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볼로디미르 젤렌스키. REUTERS=연합뉴스

김주원 기자
이번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독재자”라고 맹비난하는 등 신경전이 한때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협상을 지속하면서 압박을 가했다. 베센트 장관은 “초안에 안보보장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협정이 미국의 보장을 암시한다”며 “(이번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렛대를 제공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진지한 협력관계라는 강력한 신호를 러시아 지도부에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협정, 해야 할 일…나토가입 시 물러나겠다”
높아진 미국의 압박 수위에 우크라이나도 협정 체결로 기우는 분위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비현실적인 금액”이지만 “만약 미국의 조건이 ‘너희가 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와주지 않겠다’란 것이라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오늘 저녁 부로 5000억달러는 더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며 협상에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협상 조건으로 요구해 온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다준다면, 물러나야 한다면 난 준비가 돼 있다”며 “그것(대통령직)을 나토와 맞바꿀 수 있다”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종전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다. 러시아 역시 나토 가입 포기를 종전의 조건의 한계선으로 그었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EU, 내달 초 정상회의…프·영 정상 단합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유럽연합(EU)도 패싱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내달 6일 특별 EU 이사회(정상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주도의 안전보장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내부에선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주요 7개국(G7)과 EU, 호주가 동결한 총 2800억 달러(약 403조원) 상당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블롬버그 통신이 22일 전하기도 했다. 이중 약 78% 정도(331조원)가 역내에 묶였고 대부분이 벨기에 유로클리어에 예치된 상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시간) 영국 에일즈베리 인근 체커스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