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1학년 입학생 10명뿐” 폐교 도미노, 서울도 예외 없다

24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배웅하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배웅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서구의 A 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10명뿐이다. 작년 13명보다 3명이 줄었다. 지난해 기준 이 학교의 전교생은 83명으로, 한 학년당 14명꼴이었다. 올해는 70명대로 줄어든다. 그나마 가장 학생이 많았던 6학년 18명이 올해 졸업하기 때문이다.

4년 뒤엔 서울의 초등학교 5곳 중 1곳은 한 학년당 40명도 안 되는 ‘소규모 학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를 서울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규모 학교는 지역, 학교급별로 다른데 서울 초등학교의 경우 전교생이 240명 이하인 곳을 말한다.

24일 서울시교육청의 ‘2025~2029학년도 초등학교 배치계획’에 따르면, 관내 소규모 학교는 2029년 127개교로 올해 80개교보다 1.6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비중으로 치면 전체 초등학교 수(611개교)의 20.8%에 달한다. 

“학교 운동회도 제대로 못해”

서울 한 초등학교의 빈 교실. 뉴스1

서울 한 초등학교의 빈 교실. 뉴스1

 
소규모 학교가 증가하는 이유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세 때문이다. 서울의 공립학교 기준 올해 초등학교 평균 전교생 수는 571명으로 한 학년 당 98명꼴이다. 4년 뒤인 2029년이 되면 평균 전교생 수는 454명으로, 한 학년에 75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학년당 한 학급(23명)이 통째로 사라지는 셈이다.

현장에선 학교 규모가 작아지며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중구의 한 전직 초등학교 교장은 “한 학년 아이들이 운동회도 제대로 할 수 없고, 교사들 사이에선 학교 단체 행사를 진행할 때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는 하소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독수리 5형제’처럼 6년 내내 같은 반에서 끈끈하게 지내는 것도 좋겠지만, 그 때 아이들은 무엇보다 서로 갈등도 겪고 화해하면서 사회성을 길러야 하는데 소규모 학교는 그런 교육이 쉽지 않다”고 했다. 


학교 간 통·폐합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서울 홍일초(2015년), 염강초(2020년)에 이어 화양초(2023년)가 문을 닫는 등 ‘도심 폐교’는 현실화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오는 3월에만 5곳의 초등학교가 폐교할 예정이다.

강남·서초는 여전히 쏠림현상

 
반면 강남·서초 쏠림 등 특정 학군 선호로 인한 지역 편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구·종로구 등 중부지역의 학급당 학생 수는 19.7명인 반면, 강남·서초 지역은 24.4명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인구 이동까지 고려한다면 강남·서초 지역 초등학교 학생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학교는 친구를 사귀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공간으로 보고, 교육은 인근 학원에서 시키겠다는 인식이 있다”며 “학교 주변의 교육 인프라 등을 개선하지 않는 한 학군지 선호에 따른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소규모 학교의 특색을 강화해 선호도와 만족감을 높이는 쪽으로 맞춤형 가이드라인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