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낮아진 경제성장률 전망의 이유로 “구조조정을 안 하고 기존 산업에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산업을 도입하지 않은 점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 1.8%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그게 우리 실력”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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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성장 회복 위해 재정 정책 뒷받침 필요하다고 보는지
1.5%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에는 이미 금리 하락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1.5% 이상의 경제성장률이 필요하다면 재정 정책과의 공조가 당연히 필요하다. 재정 정책이 없다고 해서 금리를 예상보다 더 낮추면 환율이라든지 물가라든지 가계부채 등 우리가 소중히 여겨온 금융 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 금리만으로 모든 경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이 총재가 20조원 추경 제안했는데, 이를 초과하면 금리 정책도 영향 미치나
15조~20조원 정도 (추경)하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가 1.7% 정도 되는 효과다. 그 이상 규모로 하는 건 재정 건전성 고려할 때 부작용이 더 크다. 추경은 단기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졌을 때 보완하는 역할이지 진통제(추경)를 가지고 훨훨 날게, 옛날과 같이 막 뛰게 만드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재정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는 내년에 줄어들면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성장률이 낮아진 원인은 구조적으로 해결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추경을 하길 바란다.
시장에는 올해 성장률을 한은 전망치(1.5%)보다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1.5%는 상당히 뉴트럴한(중립적) 성장률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투자은행(IB) 중 1.5%보다 낮게 예측한 곳을 보면 미국 관세 효과 이런 것을 금방 집행한다고 반영했다. 추경도 몇 개월 내에 발표하면 성장률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트럼프 정책도 성장률에 상ㆍ하방 다 위험이 있다. 1.5% 전망치는 상ㆍ하방 요인도 다 있어서 불확실성이 크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1.8%인데 굉장히 낮다
내년도 경제성장률 1.8%는 괜찮은 성장률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어려운데 우리 잠재 성장률이 혼자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구조조정 안 하고, 기존 산업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그 산업이 중국에서 많은 경쟁력 갖고 있다.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해외 노동자는 유입 안 되고, 노동력은 계속 떨어진다. 1.8% 성장률은 받아들여야 하고, 이것이 우리의 실력이다. 더 높은 성장하려면 구조조정 해야 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우리 잠재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구조적인가
순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3~4년은 거의 0%였다. 우리의 (수출) 경쟁력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처럼 수출로만 해서 낙수 효과가 있는 시기가 아니다. 새 산업 들어서지 않고서는 기존 산업에 대한 관세 효과를 굉장히 크게 영향 받을 수 있다. 새 산업이 등장하지 않고서는 해결 방법이 없다. 우리 정부가 가장 뼈아프게 느껴야 될 것은 지난 10년간 새 산업이 도입되지 않았다. 새 산업을 도입하려면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회적인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서 다 이것저것 피하다 보니까 새 산업이 하나도 도입되지 않았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했을 때 가계부채나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는
지금까지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완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데, 다른 곳까지 번져나가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방 부동산 가격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금리가 더 인하 기조로 가면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더 봐야 한다. 우리는 부동산 가격보다 가계부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가 더 관심이고 다행스럽게 가계부채는 1월에는 (전월 대비 증가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결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라가지 않을 것 같다.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이후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고, ‘한국도 금리 인하를 곧 시작할 거다’ 이런 견해가 집중되면서, 지난해 5월에 상당한 정도로 시장금리가 하락했다. 금리 인하의 효과는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 내수가 회복하면 물가 오를 가능성은
환율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면 당연히 물가상승률에도 영향을 주지만,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다만 생필품 물가는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소비자가 계속 희생하는 상황이라면 통화 정책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