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평균 월급 363만원…물가보다 덜 올라, 집계사상 처음

한 회사원이 뒷목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한 회사원이 뒷목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직장인의 평균 월급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비율로 올랐다. 통계 집계 사상 처음이다.

25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2023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 임금근로일자리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세전 363만원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만일 취업자 1명이 2개 이상 일자리에서 일하는 경우 각 일자리별로 평균소득을 계산했다.

2023년 월급 인상률(2.7%)은 2016년도 수치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다. 또한 같은 해 소비자물가지수상승률(3.6%)보다 1%포인트 가까이 낮다. 그만큼 월급쟁이가 손에 쥐는 실질적인 월급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대기업 평균 월급(593만원)이 전년보다 0.4% 오르는 데 그친 영향이 크다. 대기업 수치는 전년(2022년) ‘엔데믹’에 따른 경기 회복으로 4.9% 증가했다가 2023년 기저효과 등 탓에 상승률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2023년 중소기업 월급(298만원)은 전년보다 4.3% 올랐다. 그 해 최저임금이 5.0% 올라서다.

그럼에도 대기업의 평균 월급은 중소기업의 2배가량으로 큰 격차를 유지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일본 중소기업 직원은 대기업 대비 평균 73.7%의 임금을 받았고, 유럽연합(EU) 20개국은 평균 65.1%였다. 전부 한국(57.7%)보다 높았다. 한국의 대기업 임금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 대기업 평균 임금은 최근 20년 사이 15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EU 20개국은 84.7%에 그쳤고, 일본은 오히려 6.8% 감소했다.


한국 대기업 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건 강성 노조와 연공서열식 임금체계 등 때문이라고 경총은 지목한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2023년 근속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 평균 월급은 826만원에 달했다. 1년 미만(212만원)과 비교하면 4배에 가까운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451만원)가 19세 이하(96만원)보다 5배에 육박했다.

남녀 임금 격차 문제도 여전하다. 2023년 남성 평균 월급은 426만원으로 여성(279만원)의 1.5배 수준이었다. 남녀 차이는 3년 연속 벌어졌다. 2023년 산업별 평균 월급을 보면 금융·보험업(753만원), 전기·가스공급업(675만원) 등이 높았다. 반면 협회·단체·기타개인서비스(223만원), 숙박·음식점업(181만원) 등은 하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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