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스라엘·카타르·미국 당국자들은 카이로에서 가자 휴전 2단계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달 19일부터 발효된 휴전 1단계는 당초 다음 달 1일 만료될 예정이었다.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두고 가까스로 2단계 협상이 개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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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 붙잡혀 있는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사진들이 의자에 부착돼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2단계 휴전안은 가자 전쟁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모든 이스라엘 인질 석방 등이 의제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가자엔 여전히 24명의 생존자를 포함해 59명의 인질이 남아있다. 2단계 협상 개시에 앞서 양측은 1단계 합의에 따른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마쳤다. 지금까지 하마스는 9차례에 걸쳐 시신 8구를 포함한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돌려보냈고, 이스라엘은 1700~2000명가량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했다.
그러나 2단계 협상이 순조롭게 성사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장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문제가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번 협상 시작 직전 이스라엘은 가자와 이집트의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서 군대를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단계 합의에 따라 원래 이스라엘군은 필라델피 회랑에서 다음 달 1일 철수를 시작해 8일 이내에 이를 완료하기로 했었지만, 이를 번복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필라델피 회랑을 통해 이집트에서 가자로 각종 무기가 밀반입되는 만큼 이를 감시할 군을 주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하마스는 "1단계 협상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요구한다. 불이행시 남은 인질 석방도 없다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당국은 종전 논의가 아닌, 교전 중단이 지속되는 1단계 협상의 연장 상태를 원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이스라엘 연립정부의 극우 정치인들은 "전쟁 재개'를 계속 요구 중이며, 정권 유지를 위해 이들과 손잡아야 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2단계 협상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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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석방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버스를 타고 가자에 도착한 모습. 신화=연합뉴스
2단계 협상이 성사된다고 해도, 3단계에서 논의될 가자 재건을 두고도 양측은 대립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종전 뒤 하마스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가자 관리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장악 구상도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구상이 강요는 아니다"며 한 발짝 물러나긴 했지만, 하마스를 자극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가디언은 "1단계 휴전이 연장 없이 만료되거나 2단계 휴전이 합의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