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미사일연합부대 해당 구분대가 2월 26일 오전 조선 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훈련을 참관했다.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공격력이 방위력"
통신은 김정은이 "발사훈련 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핵 무력의 보다 철저한 임전태세를 갖추고 그 사용에 만반으로 준비됨으로써 믿음직한 핵 방패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영구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은 공화국 핵무력 앞에 부여된 책임 있는 사명과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의 신뢰성과 운용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 그 자체가 전쟁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라고 자평했다.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것이 가장 완성된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면서다. 공격과 방어의 경계를 허무는 '공세적 방어' 개념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에는 김정식 노동당 중앙군사위원,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김정은을 수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26일 오전 8시쯤 북한이 서해 상으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 감시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며 "우리 군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북한의 무기 생산 과정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6일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 관련 사진. 노동신문=뉴스1
핵탄두 싣는 '화살-1형' 추정
앞서 북한은 지난달 26일에는 '해상(수중)대지상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후 첫 무기체계 시험이었다. 당시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은 "전쟁 억제 수단들은 더욱 철저히 완비돼 가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핵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취임 직후에는 핵 관련 발언 없이 위력만 과시하며 수위를 조절했지만, 이번에는 구체적으로 핵 탄두 탑재가 가능한 핵 운용수단이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한·미 및 한·미·일 협력을 지속하는 한편 대북 제재를 강조하자 정면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훈련 앞두고 트럼프 견제구
김정은은 이런 무력시위 뿐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길 원하는 트럼프를 자극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1~2월 사이 최대 3000여 명에 이르는 병력을 러시아에 추가 파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조만간 실시될 한·미 연합훈련을 견제하는 목적도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 달 한·미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 실시를 공식 발표(지난 25일)한 바로 이튿날 시험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에서다. 추적·요격을 피하며 저고도로 방향을 바꿔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은 한국에 전개되는 미국의 전략 자산 등을 타깃으로 할 수 있고,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타격하기 위한 용도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