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데미과학 김순환 회장. 사진 유족 제공
서울 출생의 고인은 서울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공립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69년 9월 1일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플라스틱으로 모형을 만들던 취미를 살려 서울 돈암동 집 마당에 회사를 차렸다. 이후 자본금 500만원으로 법인 등록을 하고 ‘아카데미과학교재사’(이후 아카데미과학)라고 이름을 붙였다.
고인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창업을 하면 아카데미란 단어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교육적인 것을 해야겠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프라모델)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과학이라는 의미로 ‘과학’이란 단어를 붙인 것”라는 설명했다.

아카데미과학 홈페이지 캡처
처음엔 외국 만화책을 보고 잠수함·탱크·배 같은 걸 만들었고, 나중엔 설계도나 정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설계했다. 아카데미과학이 1970~1980년대 정교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프라모델은 대중화됐고, 한때 프로모델 회사가 100곳 넘을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고인의 프라모델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타이타닉’으로, 50만 개 이상 판매됐다.
현재 회사는 2대 김순철, 3대 구제환 사장을 거쳐 아들인 김명관(55)씨가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 삼선교에서 경기도 의정부시로 이전했다.
아카데미과학은 2010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 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됐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 완구 쇼에서 1990년 이후 매년 ‘올해의 모형상’을 받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채수경씨와 1남2녀(김혜정·김수정·김명관)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