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공세' 시달린 오세훈, '올림픽 탈락' 악재까지 겹쳤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월 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4회 서울시 안보포럼 '트럼프 2기, 한반도 안보의 길을 묻다'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월 2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4회 서울시 안보포럼 '트럼프 2기, 한반도 안보의 길을 묻다'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조기 대선이 실현될 경우 여권의 잠재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엔 ‘2036 여름올림픽 국내 후보지 유치 실패’라는 악재를 만났다.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2025년도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진행된 국내 후보지 선정 투표에서 서울시가 경쟁 후보인 전북에 참패하면서다. 총 61표 중 전북은 49표를, 서울시는 11표를 받았다. 1표는 무효표였다. 

오 시장이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직접 지지를 호소했지만 돌아온 성적표는 초라했다. 오 시장은 ‘4선 시장’ 임기 첫해인 2022년에만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세 차례나 만나는 등 올림픽 유치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88서울올림픽 성공개최 경험을 살려 흑자·친환경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했다. 하지만 본선 무대는커녕 국내 대표 선발전에서 다윗에게 패한 골리앗 신세를 면치 못했다. 

현직 서울시장으로서도 아픈 결과지만,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펼쳐질 대선 레이스를 감안하면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여권 관계자는 “정부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하자 비난의 화살이 정부의 수장인 윤석열 대통령에 쏠렸고 결국 고개를 숙였다”며 “유치 전략부재 등 오 시장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지사가 2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대회 유치 후보 도시에 전라북도가 선정된 후 경쟁을 펼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관영 전북지사가 2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대회 유치 후보 도시에 전라북도가 선정된 후 경쟁을 펼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안그래도 오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55)씨 의혹과 관련해 야당의 집요한 공세에 시달리던 중이었다. 


그동안 오 시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1대1 가상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보였다. 이념적 색채와 정책적 특징을 고려할 때 중도층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다른 여권 잠재 후보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에서의 지지율이 썩 좋은 흐름은 아니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25~27일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오 시장의 지지율은 3%로 나타났다. 김문수 노동부장관은 1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홍준표 대구시장 각각 4%였다.

앞서 1월 31일~2월 1일 조기 대선 가상 양자대결을 진행한 4개사 여론조사(한국갤럽·한국리서치·입소스·엠브레인퍼블릭)에선 오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었다.   

이와 관련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오 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탄핵 반대’를 강조해 온 김문수 장관이나 홍준표 시장에 비해선 운신의 폭이 넓고, 보수 우파를 대표해왔다는 점에선 한동훈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보다는 정통성이 있다”라며 “조기 대선이 펼쳐질 경우 중도층을 끌어안아야 하는데, 오 시장의 중도확장력은 여전히 우위”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