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구호품 반입 중단…1단계 휴전 연장 압박

이스라엘이 2일(현지시간) 인도주의적 구호품의 가자지구 반입을 차단하고 나섰다. “4월 하순까지 휴전협상 1단계를 연장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압박하기 위해서다.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가자지구와 국경을 넘나드는 라파 국경의 이집트 쪽에 줄지어 서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품을 실은 트럭들이 가자지구와 국경을 넘나드는 라파 국경의 이집트 쪽에 줄지어 서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날 아침을 기해 가자지구에 대한 모든 상품과 보급품의 진입을 차단시킨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합의 1단계가 끝난 상태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동의한 (미국안의) 수용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실은 “하마스가 이를 계속 거부한다면 추가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은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 중단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조율해 내린 결정”이라고 ABC뉴스에 밝혔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전날 시작된 이슬람의 단식월인 라마단(3월 29일) 기간과 유대교의 명절인 유월절(4월 20일)까지 휴전 1단계를 연장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양측이 이에 합의하는 즉시 하마스가 남은 이스라엘 포로(59명) 절반을 돌려보내고 이후 영구 종전이 합의되면 나머지 절반을 송환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월 19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1단계는 지난 1일 종료됐다. 그러나 남은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단계적 철수를 핵심 쟁점으로 하는 휴전 2단계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현재 협상은 교착 상태다.  


이슬람의 금식월인 라마단 둘째날인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 주변에서 이프타르(해가 진 후 단체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슬람의 금식월인 라마단 둘째날인 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 주변에서 이프타르(해가 진 후 단체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하마스를 향해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을 이어가고 1단계 조건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강력 반발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싸구려 협박이자 전쟁범죄이며 합의를 어기고 2단계 협상을 회피하려는 노골적인 시도”라며 “점령군(이스라엘군)의 포로를 석방할 유일한 방법은 휴전 합의를 지켜 즉시 2단계 협상에 들어가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스라엘군의 철수는 이집트와 가자지구 남쪽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하는 것을 포함한다”며 “이런 철수는 네타냐후 우파 연합의 붕괴를 촉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극우파가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즉시 가자지구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구호단체인 국제적십자사도 “지난 6주 동안 조성된 종전 모멘텀이 무너지면 사람들이 다시 절망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이스라엘의 구호품 반입 중단 결정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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