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일하고 간 착한 아이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인천 서구 심곡동 빌라 화재로 뇌사 상태에 빠진 문하은(12)양이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지난 3일 오전 11시쯤 사망 선고가 나왔다. 2도 화상과 함께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로 중태에 빠진 지 닷새만이다.

A양이 6개월 전 입양한 고양이 '비누'를 안고 있는 사진(왼쪽). A양의 아버지가 지난해 찍은 사진. 문하은 양 부모 제공
평소 “강아지” “내 새끼”라고 부르는 등 하은양은 부부에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이였다. 2013년생 하은양은 아버지를 위해 낯선 1990년대 노래를 자주 부르던 친구 같은 딸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춤을 추는 모습을 부부에게 들키면 부끄러워하던 10대 소녀이기도 했다.
비극은 지난달 26일 방학 중인 하은양이 홀로 집에 있을 때 발생했다. 소방에 따르면 신장 투석으로 이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위해 방에 두고 사용했던 휴대용 버너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는 중이었고, 가장인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다.

지난해 어버이날을 맞이해 문하은 양이 작성한 편지. 하은 양은 부모에게 친구 같은 딸이었다. 문하은 양 부모 제공
하은양은 학교 돌봄 교실도 이용할 수 없었다. 초등학교 돌봄 교실은 1~4학년을 우선 수용하기 때문이다. 하은양 아버지는 “주민센터와 복지센터, 학교 등에 돌봄 관련 문의를 했지만 도와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복지사각지대 발굴 분야 장관 표창을 받은 서구청은 “공식적인 문의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은양의 빈소는 오는 5일 오전 마련된다. 정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4일 부검을 해서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