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코르스키 UH-60M 블랙호크 헬기. EPA=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폴란드 TVP 등에 따르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에서 2023년 11월 시작된 모금에 현재까지 2만642명이 7260만 코루나(약 45억원)를 기부했다.
‘푸틴을 위한 선물’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 후원자는 블랙호크 헬기를 사는 데 필요한 7000만 코루나를 다 모았다며 “어둠의 제국과 전쟁에 체스트미르(명예로운 사람)를 보내자”고 적었다.
후원자는 블랙호크로 불리는 여러 기종 가운데 시코르스키 UH-60A+를 구매한다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과 협력해 유럽 바깥에서 130만유로(약 20억원) 저렴하고 심지어 최신형인 헬기를 찾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블랙호크 헬기를 한두 대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2월 개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지원에 블랙호크 헬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 美 지원중단에 “항복하라는 거냐”
올렉산드르 메레즈크 우크라이나 의회 외교위원장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누가봐도 이건 정말 안 좋은 상황”이라며 “이건 그(트럼프)가 우리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원조를 중단하는 건 푸틴을 돕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미국의 모든 원조 물자 수송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한 성실한 약속’(a good-faith commitment to peace)을 입증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때까지 제공 중인 모든 군사원조를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계획과 러시아와 협상을 받아들이라고 강하게 압박한 셈이다.
미국의 반트럼프 진영에서도 이번 원조 중단 결정을 규탄했다. 변함없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속한 유럽 동맹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개탄하는 분위기다. 뱅자맹 아다드 프랑스 유럽 담당 장관은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 결정은 평화를 더 멀어지게 하고 침략자인 러시아의 손을 강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고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이 결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등 어느 그룹과도 협의 없이 이뤄졌다”고 유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원조 중단은 최근 논의가 활발해진 유럽 자강론에 더 불을 지필 전망이다.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기존 유럽 정책의 변화를 시급히 요구한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더 강해져야 하며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