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현궁에 누워서 별 센다, 낭만 흐르는 서울의 밤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미음완보(微吟緩步), 전통 정원을 거닐다' 전시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미디어 아트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미음완보(微吟緩步), 전통 정원을 거닐다' 전시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미디어 아트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봄날을 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전통정원과 백남준과 미국의 판화가 마크 팻츠폴의 협업을 조명하는 전시가 무료로 열린다.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4월 27일까지 세종미술관 1ㆍ2관에서 ‘미음완보,전통정원을 거닐다’와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를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미음완보(微吟緩步)는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걷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문신 정극인(1401~1481)이 봄날의 자연을 예찬하며 쓴 가사 ‘상춘곡(賞春曲)’에 등장하는 글귀다. ‘도심 속 봄나들이’라는 컨셉트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국가유산청이 2021년부터 전통 조경을 정밀 실측ㆍ조사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옛사람들이 조성한 정원과 자연경관을 디지털 기술로 생생하게 재현했다. 

그동안 학계에서 한정적으로 쓰던 국가유산청의 정밀실측 데이터를 활용해 만든 전시다. 국가민속문화유산인 논산 명재고택의 석가산, 창덕궁 후원의 사계, 네 곳의 별서정원인 ‘보길도 윤선도 원림’ ‘담양 소쇄원’ ‘담양 명옥헌원림’ ‘화순 임대정 원림’을 디지털 기술로 체험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미음완보 전통정원을 거닐다 전시회의 모습. 뉴스1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 미음완보 전통정원을 거닐다 전시회의 모습. 뉴스1

 
또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는 백남준 작품 제작에 쓰인 연구 스케치ㆍ설치 도면ㆍ사진을 오려 만든 목업ㆍ사진ㆍ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물 300여 점과 같은 시기에 제작된 판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서울시의 전통문화명소인 남산골한옥마을과 운현궁에서도 올 한 해 동안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남산골한옥마을은조선 시대 후기 상류층부터 서민까지, 다양한 계층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한옥 5채를 남산 기슭으로 이전ㆍ복원해 조성한 전통문화공간이다. 운현궁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이자,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까지 거주했던 곳이다.  


운현궁은 ‘운현궁에서 쉬라궁’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한다. 시민들이 운현궁에서 놀고 누울 수 있게 하고, 점심시간을 활용한 미니 콘서트도 개최해 일상 속 지친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거듭날 예정이다. 운현궁의 ‘별 헤는 밤 운현궁’과 ‘구름재 다실’, ‘운현궁 한옥콘서트’도 계속 이어진다. 고즈넉한 운현궁을 배경으로 천체관측, 다도체험, 국악공연을 즐기는 프로그램들이다. 

운현궁 '별 헤는 밤' 행사 참석자들이 별 관찰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운현궁 '별 헤는 밤' 행사 참석자들이 별 관찰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3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한 ‘남산골 한옥콘서트’는 올해도 선보인다. 판소리와 민요 등 전통음악 공연이다. 6월~11월, 매월 첫째ㆍ셋째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할 예정으로 총 8회 정기공연과 광복 80주년 기념 공연 등 특별공연 2회를 예정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남산골한옥마을과 운현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