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날 취재진에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주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어떤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WSJ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하마스에겐 그리 좋은 대안이 남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의 최후통첩에도 하마스가 물러서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는 지난 5일 트루스소셜에서 하마스를 향해 "당장 모든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끝장날 것"이라며 "마지막 경고"라고 했다. 트럼프의 인질 담당 특사인 애덤 볼러가 하마스 측과 미국인을 포함한 인질 석방 문제를 논의 중인 사실이 외신 보도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런 (트럼프의) 위협으로 우리의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경고를 무시했다. 이어 "휴전 2단계 협상이 우선"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가자에서 전투가 재개될 경우 인질들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하마스를 향한 경고에 대해 "약함과 굴욕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백악관 중동 특사가 6일(현지시간)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19일 발효된 가자 휴전 1단계는 이달 1일 만료됐다. 미국와 이스라엘은 1단계 기간을 연장해 이 기간 하마스가 남은 인질 일부를 석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을 골자로 한 휴전 2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과 하마스의 전례 없는 직접 협상은 가자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이어 "또한 이는 트럼프의 성급함과 이스라엘이 인질 석방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해낼 것이란 신뢰 부족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직접 협상에 나서며 하마스는 '정당성을 부여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유학생을 적발한 후 추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AI 기술로 외국인 유학생들의 소셜미디어를 분석해 하마스 지지자로 보이면 비자를 취소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23년 10월 7일 발생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동조하는 게시물들을 집중 적발할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