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광주광역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치매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보건복지부는 12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치매역학·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1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7년 만에 이뤄진 전국 단위 조사다.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로 2016년보다 0.25%포인트 하락했다. 2008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첫 감소세다. 치매 유병률은 고령·여성·농어촌·독거 가구·낮은 교육수준일수록 높게 나왔다. 다만 성별 격차는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했다.

박경민 기자
여기엔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가 깔려있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가 노년기에 본격 진입하면서 이전 조사보다 전체 노인 인구가 크게 늘었다. 이들의 교육 수준이 기존 노인보다 높고, 음주·흡연 등 건강 행태도 개선된 게 치매 환자 비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무경 중앙치매센터 치매정책기획팀장은 "치매 유병률은 2040년까지 10% 내외로 유지되고, 환자 수는 2059년 정점(234만명)을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올해 298만명인 해당 인구는 2033년 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 전망보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임을기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 진단이 많이 증가했고, 발생 시 예방관리를 꾸준히 하면서 치매로의 진행이 늦춰진 영향으로 본다"고 밝혔다.
치매에 걸리면 건강이 여러모로 취약해지기 쉽다. 치매 환자와 그 가족에게 별도 실태조사를 한 결과, 환자 1인당 만성질환은 지역사회(집) 거주 시 5.1개, 시설·병원 거주 시 4.2개로 전체 노인 평균(2.2개)을 훌쩍 넘겼다. 우울 수준도 노인 평균의 두 배가량 높았다.

박경민 기자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지역사회 거주 시 1733만9000원, 시설·병원 거주 시 3138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병원 진료비·약값 같은 '보건의료비'보다 간병·교통 등에 쓰는 '돌봄비' 비중이 높았다. 임 노인정책관은 "치매 가족의 돌봄 부담이 큰 것으로 나온 만큼 장기요양 재가 서비스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