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6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를 한 청년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5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8% 증가했다. 통계청이 관련 수치를 집계한 2003년 1월 이후 50만 명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이들은 육아나 학업, 취업 준비 등도 하지 않고 쉬고 있었다. 정부는 청년층의 고용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봤다. 장주성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기업의 수시ㆍ경력직 채용 경향이 확대돼 쉬었음 청년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전년 동기보다 1.7%포인트 떨어졌다. 2021년 2월(42.0%) 이후 동월 기준으로 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수도 전년 대비 23만5000명 감소했다. 2022년 11월부터 28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김영옥 기자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7.0%로 전년동기 대비 0.5%포인트 올라갔다. 2월 기준으로 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공식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구직단념자, 추가로 일하길 원하는 단기 근로자 등을 더한 청년층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지난달 17.1%로 전년 동기보다 0.7%포인트 올랐다. 청년층의 고용 지표가 좋지 않은 건 정국 불안과 미국발(發)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여서다.
취업 장벽이 높아진 만큼 당장 취업 준비에 나서기보다 쉬면서 기다리는 청년이 많았다. 전날(11일)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1년 이상 쉬었음 경험이 있는 청년 3189명 가운데 가장 많은 38.1%가 쉬게 된 이유로 ‘적합한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이 밖에 ▶교육ㆍ자기계발(35.0%) ▶번아웃(27.7%) ▶재충전이 필요해서(27.7%) ▶ 심리적ㆍ정신적 문제(25.0%) ▶경력전환 준비(23.2%) 등을 지목했다. 평균적으로 쉰 기간은 22.7개월이었다. 응답자의 77.2%는 “쉬었음 상태가 불안했다”고 했다.
지난달 전체 연령대로 보면 고용지표는 나아졌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1.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2월 가운데 최고치를 나타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3.7%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오르며 역시 2월 기준 가장 높았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13만6000명 증가했다. 2개월 연속 10만 명대 ‘플러스’ 흐름이다. 정부의 직접일자리사업 등 덕분에 보건복지ㆍ공공행정업 중심으로 고용이 늘었다.
다만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16만7000명 줄어들며 10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했다. 안정적이고 고임금인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가 7만4000명 줄었다. 8개월 연속 하락세다.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도ㆍ소매업 취업자는 6만5000명 적어졌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2만6000명 줄고 ‘나 홀로 사장’인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3000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