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 막는다…"고객 피해 예방"

6일 서울 한 홈플러스 지점 상품권 창구 모습. 연합뉴스

6일 서울 한 홈플러스 지점 상품권 창구 모습. 연합뉴스

국내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주요 카드사가 홈플러스 상품권 구매 승인을 잇달아 중단했다. 향후 상품권이 유통되지 않으면 구매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현대카드는 이날 홈플러스 상품권 구매와 충전에 대한 결제 승인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신한·삼성카드가 먼저 같은 조치를 내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에서 사용을 막고 있어 고객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치했다”며 “홈플러스가 정상화되고 고객 신뢰가 회복되면 재개할 수 있겠지만, 아직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홈플러스 상품권에 대한 결제 승인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전산에 적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조치가 되는 대로 바로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것과 상품권을 구매하는 건 엄연히 다르다”며 “상품권이 유통되지 않으면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다른 카드사들 역시 결제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잇달아 상품권 사용을 막았다. 상품권은 상거래채권이어서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어도 전액 변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법원 승인을 받은 후 변제가 이뤄져 대금 지급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 게다가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의혹과 불신이 커지면서 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입점 업체의 대금 지급 지연과 관련해 오는 14일까지 상세 지급 계획을 세우고 각 협력업체에 전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