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쓰러진 외국인 임신부, 2시간 병원 찾다 구급차서 출산

의정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월 30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의정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월 30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인천국제공항에서 쓰러진 외국인 임신부가 2시간 넘게 산부인과를 찾다 구급차 안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17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20분께 인천공항 제1터미널 3층에서 베트남 국적의 A(31·여)씨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들어왔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임신부로 추정되는 A씨가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에서 복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 인하대병원으로 이송을 준비했다.

 
그러나 인하대병원 측에서 "산과 수용이 어렵다"고 알려왔고 인근 다른 병원들 역시 환자를 받기 어렵다고 답했다.

구급대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서울·경기 지역 병원을 알아봤으나 "임신 주수가 확인돼야 진료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인하대병원 앞에 도착한 상태로 구급차에서 계속 대기하다가 극심한 진통을 보였고 양수까지 터졌다.

결국 소방대원들은 응급 분만을 준비했고 신고 접수 2시간 13분 만인 당일 오후 2시 33분께 구급차 안에서 A씨는 남아를 출산했다.

소방 당국자는 "다른 병원을 알아보다가 진통이 심해져 구급차 안에서 응급 분만을 진행했다"며 "출산 이후 산모와 신생아는 인하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