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예멘 공습에 후티 드론 반격…美 "항모 근처도 못 왔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16일(현지시간) 미 해군 항공모함을 겨냥해 드론을 발사했으나 미군에 격추됐다. 

야히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해군 항공모함 '해리 S. 트루먼'호를 겨냥해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18발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이 예멘에 170차례 이상 공습한 것에 대한 반격이라고 했다. 후티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도 TV 연설에서 "미국의 예멘 공습이 계속되는 한 후티가 홍해에서 미국 선박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이 개시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의 군사 공격이 개시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미 당국자는 미 F-16과 F-18 전투기가 후티의 드론 11개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후티 드론이 미국 항모 근처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후티가 발사한 미사일을 추적한 결과, 미사일이 비행 중 오작동해서 바다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군은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후티 기지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미군의 후티 공습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이다. 후티 보건부는 16일 성명에서 미군 공습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53명이 숨지고 98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과 미국·영국 등 서방 선박을 공격했다. 개전 이후 지난 1월까지 100척 이상의 상선을 공격해 2척이 침몰하고 선원 4명이 사망했다.


미 당국 "이란 직접 공격 옵션, 테이블에" 

 
트럼프 정부는 후티가 공격을 지속하는 한, 맞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BS 방송 인터뷰에서 후티가 홍해에서 서방 선박을 공격할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대대적인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후티를 '해적 무리'라고 규정하고 "그간 후티가 미 해군 군함을 174차례, 글로벌 상선을 145차례 공격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젯밤 후티 지도부를 타격해 핵심 지도자 다수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티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제공한 이란에 경고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한 미군 선박이 후티 반군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 미군 선박이 후티 반군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월츠 보좌관은 미국이 이란을 타깃으로 직접적인 군사 행동을 할지 묻자 "대통령에겐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에 놓여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그(트럼프)의 말을 분명하게 들어야 할 것"이라며 "(후티 반군 지원은) 용납할 수 없고 중단돼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핵 버튼을 손에 쥐고 있는 세상을 맞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역시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후티가 미국 자산과 글로벌 해운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중단하겠다고 말할 때까지 가차 없이 공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후티를 지원해온 이란을 향해서도 더 이상의 지원을 중단하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 측은 후티의 이번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사령관은 "후티군은 중동 지역 전체에 동맹이 있고, 후티의 군사 작전과 이란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15일 미군 공습으로 부상당한 예멘 어린이의 모습. AP=연합뉴스

15일 미군 공습으로 부상당한 예멘 어린이의 모습. AP=연합뉴스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도 X(옛 트위터)에 "미국은 즉시 공습을 중지하라"며 "미국 정부가 이란의 외교 정책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도 중지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강력한 적들에 맞서 살아남아 온 적수(후티)와 대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미국의 공격에 후티가 굴복할지, 아니면 중동분쟁 판이 커지는 결과만 뒤따를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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