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동해안에 대설특보 속에 많은 눈이 내린 17일 강릉시 교동에서 제설차가 인도의 눈을 치우느라 바쁜 모습이다. 연합뉴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 영동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오전까지 많은 눈이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 북강릉 관측소는 19.4㎝의 최심신적설(하루 동안 내린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을 기록했다. 3월 기준으로는 2008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구룡령에는 전날 오전 1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42.5㎝의 눈이 내려 쌓이는 등 산간 지역에도 기록적인 눈이 쏟아졌다.
이에 강릉 내곡동에서 제설작업을 벌이던 차량이 전도되는 등 폭설로 인한 피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다행히 오전 들어 눈이 잦아들면서 대설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수도권 등 나머지 지역에는 꽃샘추위가 나타났다. 서울은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4도 가까이 낮은 -1.3도를 기록했고,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5도까지 떨어졌다.
밤사이 수도권 등에 강한 눈…태풍급 돌풍도 분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17일 강원 속초시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속초시 제공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북에는 18일까지 3~10㎝의 눈이 내려 쌓일 전망이다. 이미 많은 눈이 쌓인 강원 산지에는 10~20㎝, 많은 곳은 30㎝ 이상의 눈폭탄이 더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북동 산지에도 5~20㎝의 많은 눈이 예상된다. 해안과 서쪽 내륙,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시속 72㎞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도 불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인데도 이렇게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퍼붓는 건 북극에서 내려온 -40도 이하의 찬 공기 때문이다. 대기 상층의 극히 차가운 공기가 서해를 지나 한반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대기 하층에 매우 강한 ‘극저기압’이 발달하는데, 이로 인해 마치 태풍이 부는 것처럼 돌풍과 함께 강한 눈·비를 뿌리는 것이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도 18일 새벽까지 대설특보 수준의 강한 눈이 내릴 수 있어서 출근길 교통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서울에서도 지역에 따라 출근 시간 이전에 많은 양의 눈이 내려 쌓일 수 있다”며 “대기 불안정도 심해 돌풍이나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눈·비는 18일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꽃샘추위는 19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의 경우 영하권의 추위가 19일 아침까지 나타나다가 20일에 따뜻한 바람이 불면서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