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인 '트렌 데 아라과' 갱단원 238명 등 총 261명을 태운 비행기가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머리를 삭발당하고 수갑을 찬 갱단원이 경찰에 의해 제압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인 '트렌 데 아라과' 갱단원 238명 등 총 261명을 태운 비행기 2대가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악명 높은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으로, 지난달 미 국무부가 '외국 테러 단체'로 지정한 8개 갱단 가운데 하나다. 261명에는 트렌 데 아라과 단원들 외에, 엘살바도르가 수배 중이던 폭력조직 'MS-13'의 갱단원 23명도 포함됐다. 추방된 이들 중엔 유괴, 아동 성범죄, 폭행, 강도, 매춘, 경찰 폭행 등 중범죄 혐의자 등이 포함됐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머리와 수염을 밀고 수갑을 찬 채 이송되는 갱단원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들은 즉시 최대 4만명 수용이 가능한 테러 감금 센터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1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마약 카르텔인 '트렌 데 아라과' 갱단원 238명 등 총 261명을 태운 비행기가 엘살바도르에 도착했다. 머리를 삭발당하고 수갑을 찬 갱단원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부켈레 대통령에 따르면 갱단원들은 향후 범죄 조직의 잔당, 무기, 자금, 은신처, 협력자 및 후원자를 색출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조치를 통해 동맹국도 돕고, 교도소 시스템을 자립형으로 만들고, 우리나라를 더욱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중요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무능한 민주당 정권이 미국에 초래한 끔찍한 상황을 이해해 준 엘살바도르와 부켈레 대통령에게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포고령에서 "나는 오늘 '트렌 데 아라과'에 소속된 사람 중 미국 내에 있으면서 합법적 시민권을 갖지 않은 14세 이상 모든 베네수엘라 시민을 검거·구금·추방할 것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 재량권이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추방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근절' 명목으로 무고한 베네수엘라인을 잡아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BBC는 "그들이 정말 갱단 소속인지 등 구금자의 신원에 대해 미국 정부와 엘살바도르 모두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미국 지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갱단 소속'이라는 광범위한 주장에 근거해 베네수엘라인을 인종 차별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