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위믹스…코인 90억원 해킹 당하자 “260억원 시장 매수하고 보안 개선”

유통량 공시 오류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가상화폐 위믹스 운영사가 최근 90억원에 가까운 해킹 피해를 입고도 나흘 뒤에야 이를 공지해 은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운영사 측은 이를 부인하며, 시장 불안 해소 대책을 내놨다.

무슨 일이야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가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가상화폐 해킹 피해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가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가상화폐 해킹 피해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는 17일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해킹 은폐 시도는 전혀 없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이 있다 봤고, 탈취 자산으로 인해 시장에 패닉이 올 것을 우려해서 공지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 재단은 지난 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월 28일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 4860개(약 87억 5000만원어치)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했다.

늦어진 이유는

김 대표는 근거로 사건 당일 15차례에 걸쳐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산 동결 조치를 요청하고, 당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3일 탈취 자산의 99.5%가 이미 시장에서 매도된 걸 확인했고, 급격한 패닉 셀(공포에 의한 매도)이 나올 일은 없겠다고 판단해 4일 새벽 공지를 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공지가 지연됨에 따라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왼쪽)가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가상화폐 해킹 피해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석환 위믹스 재단 대표(왼쪽)가 17일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 한컴타워에서 열린 위믹스 가상화폐 해킹 피해 관련 긴급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단은 1년 내 100억원 규모 바이백(자사 코인 매입)을 실시하고, 별도로 2000만 위믹스(약 160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해 해킹으로 인한 시장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대책을 공지했다. 김 대표는 “해킹 사고 이후 추가 침투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인증 절차를 교체했고, 혹시 모를 시스템 오염 상황에 대비해 블록체인 인프라를 새로운 환경으로 이전하고 있다”며 “아무리 작은 자산 이동이라도 24시간 모니터링하도록 하고 의심 거래는 추가 승인 과정을 거치게 시스템을 재정비해 오는 21일 차질없이 전체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논란, 또 논란

게임사 위메이드가 2020년 6월 출시한 위믹스는 게임에서 얻은 재화를 가상화폐로 바꿀 수 있게 한다는 아이디어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여러차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22년 12월 각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 간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 문제가 돼 상장폐지됐다. 이후 시정조치를 했고, 2023년 12월 업비트를 제외한 국내 4개 거래소(코빗·코인원·빗썸·고팍스)에 재상장됐다.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현 넥써쓰 대표)는 별개의 위믹스 유통량 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현재 위믹스는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에 의해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돼 추가 입금이 중단된 상태다. 위믹스 재단이 DAXA에 어떻게 소명하는지에 따라 상장폐지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고, 입금 중단 조치가 해소될 수도 있다. 위믹스는 17일 현재 3500억원 규모로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가상화폐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 마당에 해킹 사례까지 야기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이슈가 특히 예민하게 여겨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