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강희경(왼쪽) 교수와 하은진 교수가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이 연 '우리의 현주소: 의료시스템 수행지표의 팩트 검토' 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진 기자
몇몇 교수들은 "의사를 악마화했다", "안타까운 자폭"이라며 강 교수 등을 비판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845명이 참여하는 단체 채팅방에선 "이건 아니다. 왜들 이러시나. 협박에 가깝다"(방재승 교수)는 항의가 나왔다. 전날 하은진 교수 등 4명은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나와 내 가족이 아플 때 이들에게 치료받게 될까 두렵다"며 의대생 복귀를 막는 의대생·전공의를 '작심 비판'했다.

성명 다섯번째 항목.
성명을 낸 서울의대 교수 4명을 비판하는 의료계 인사들은 특히 성명서 중 '동료애'를 언급한 다섯 번째 항목를 문제삼았다. "응급실에서의 응급 처치, 정맥 주사 잡기 등의 술기를 응급 구조사와 간호사에게 배우지 않았나"라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응급구조사·간호사가 전공의를 가르치는 일도 당연히 없고, 교수가 전공의에게 흉관삽입술·중심정맥삽입술·기도삽관술 등을 직접 가르쳐주고 있다"며 "복귀자에 대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성명 내) 응급의학과 관련 내용은 정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에 의대 교수는 이 4분만 있다", "할 말을 해줘 감사할 따름"이라는 응원과 지지도 잇따랐다. 익명을 요청한 의대 교수는 중앙일보에 "강경 목소리가 과대 대표될 뿐이지 침묵하는 다수는 성명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환자단체들은 이들 4명 교수에 대해 "제자를 위해 참 스승의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응원한다"(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입장을 밝혔다. 단체 대표인 김성주씨는 "의료계 내부자로서 그동안 아무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공표해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환자 입장에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성명서 맨 앞에 이름을 올린 하은진 교수는 "(교수들을 향한) 사이버 공격은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날이 올 것"이라며 "성명을 계기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건설적인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