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대한민국채용박람회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왼쪽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표는 19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대행은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최 대행 직위를 부총리로 격하하며 “최 부총리는 오늘(19일) 안에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민주당은 이날 저녁 9시경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해 최 대행 탄핵소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 대행 측은 야당의 압박에도 “오늘 마 후보자를 임명할 계획이 없다”며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헌재가 임명 시기를 못 박지 않았고,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만큼 그 전까지는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몸조심 발언에 대해서도 "최 대행은 국정운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응하지 않았다.
최 대행은 이날 오전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모든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집값 상승을 막겠다”며 경제 현안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한 장관급 인사는 "이 대표의 협박성 발언은 공무집행방해에 가깝다. 최 대행은 직무유기를 한 적이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야당의 비난 수위는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 내에선 오히려 “최 대행이 더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야당의 압박과 더불어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내각과 상의 없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3명(마은혁·정계선·조한창) 중 2명(정계선·조한창)을 전격 임명했던 ‘과거의 최상목’이 아니라는 것이다. 최 대행은 당시 내각과 대통령실의 거센 반발 뒤 국정의 주요 현안을 결정할 때마다 국무위원의 의견을 묻는 사실상의 ‘집단지도체제’로 정부를 운영 중이다.

신재민 기자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끊임없는 최상목 흔들기가 오히려 야당에 대한 최 대행의 거부감은 물론 ‘탄핵 면역력’까지 키워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지가 최 대행 체제가 들어선 83일간 지도부를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을 살펴보니 최소 25번 이상 탄핵과 수사를 압박하는 발언을 해왔다. 나흘에 한 번꼴이다. ‘최종 시한’ 등의 발언도 사람만 달라졌을 뿐 계속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