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한다. 구글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위즈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미 경쟁당국 반독점 심사 통과 시 인수 절차가 완료되며 위즈는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부문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320억 달러(약 46조원)로 구글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까진 2012년 휴대전화 제조업체 모토로라 모빌리티(125억 달러) 인수 금액이 최대였다.
2020년 설립된 이스라엘 스타트업 위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위험 요소를 신속히 식별·제거해 보안 사고를 예방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구글뿐만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에 대해 구글이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 클라우드 분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것으로 해석한다. 인공지능(AI) 모델과 서비스가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되므로 해킹, 데이터 유출 등 보안 위협이 더욱 높아졌다. 구글 클라우드는 AWS, MS에 이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3위다. 앞서 2022년에도 구글은 사이버보안 기업 ‘맨디언트’를 54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은 위즈 인수에 대해 “AI 시대에 클라우드 보안 개선과 멀티 클라우드 능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확실한 매출원을 확보한다는 목적도 있다. 위즈는 올해 ARR(연간 구독 기반 매출) 10억 달러(약 1조 4000억원)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구글 클라우드는 MS와 아마존이라는 두 거대 경쟁자보다 규모가 작으며, 빠른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토머스 쿠리안(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이 최근 몇 년 동안 구글 클라우드 손익을 면밀히 관리하며 사업을 정리해 온 점을 고려하면, 위즈의 추가 매출은 의미 있는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과점 규제 심사가 관건이다. 구글은 현재 미국 법무부와 반독점법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되면서 빅테크 인수합병에 대한 엄격한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지만,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해는 위즈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보다 관대한 거래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번 위즈 인수는 여전히 반독점 규제 기관의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