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료 동결 가닥…조정 단가 ㎾h당 5원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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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 기자 사진 김원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1일 2분기 전기요금을 결정한다. 최근 4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34.7조원 규모여서 인상요인은 여전하지만, 지난해 수익성이 다소 회복된 만큼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의 배경에는 최근 물가 상승 압박, 요금 결정의 키(Key)를 쥔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있다.  20일 서울 시내 상가밀집지역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뉴스1

한국전력공사가 오는 21일 2분기 전기요금을 결정한다. 최근 4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34.7조원 규모여서 인상요인은 여전하지만, 지난해 수익성이 다소 회복된 만큼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다.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의 배경에는 최근 물가 상승 압박, 요금 결정의 키(Key)를 쥔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있다. 20일 서울 시내 상가밀집지역에 설치된 전기 계량기의 모습. 뉴스1

정부가 올해 2분기(4∼6월) 전기요금 산정 항목 중 하나인 연료비조정단가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역시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kWh(킬로와트시)당 ‘+5.0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것이 매 분기에 앞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다. 이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h당 ±5.0원 범위에서 결정된다.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2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은 ㎾h당 ‘-4.2원’으로 산정돼야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고,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2분기에도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연료비조정요금은 2021년부터 전력량요금 항목에서 분리해 별도 산정하고 있는데, 2022년 3분기부터는 조정요인에 관계없이 kWh당 ‘+5.0원’을 유지하고 있다. 한전은 “이번 동결 발표는 연료비조정요금에 한정된 것이며, 나머지 일반 전기요금에 관한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전력설비 투자재원 마련 ▶누적적자 해소를 통한 이자비용 감당 ▶2027년까지 사채발행 배수 2배 이내 준수 등을 위해 추가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전기요금은 윤석열 정부 들어 7차례에 걸쳐 올랐지만, 여전히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전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영업이익 8조3489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2021년 이후 누적 영업 적자는 여전히 34조7000억원에 달한다. 연결 기준 총부채 역시 205조1810억원으로 2023년(202조4502억원)보다 2조7308억원 증가했다.  


다만 전기요금을 올리기 위해선 전력량요금이나 기후환경요금 등 다른 요소를 조정해야 한다. 실제 마지막으로 주택 등 일반용 전기요금이 인상됐던 2023년 2분기엔 전력량요금이 kWh당 8.0원(농사용 2.7원) 인상됐다. 그러나 당장의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기요금이 오르면 물가 상승을 더욱 자극할 수 있어서다.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과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커진 대내외적인 환경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9.7%(8.5~16.5원) 상승했고, 일반용 전기요금은 7개 분기 연속 오르지 않고 있다.